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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외계인

by 자 작 나 무 2026. 2. 19.

2026-02-19

 

그는 끝내 내 이름을 한 번도 불러주지 않았다.

평행우주 벽장 속 외계인과 교신 끝.

 

외로워서 그랬겠거니 생각한다.

나도 사람이어서 외로웠고,

지금도 외롭고,

앞으로 외롭겠지.

 

따뜻하게 내 이름 한 번 불러주지 않아서 

그는 사람이 아니라,

평행우주에 사는 외계인이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과

끝내 한 번도 만나지 않고

대화를 접었다.

 

특별히 감정적인 교류도 없었는데

이게 뭐라고.... 눈물이 난다.

 

슬퍼진 김에 실컷 울어야지.

 

 

*

주식은 올라올 때까지 기다린다. 급히 돈이 필요하지 않은 이상 손절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은 감정이 바닥까지 가기 전에 등 돌린다. 진짜 뭔가를 겪고 생긴 감정은 흔적이 남는다. 이런 경험은 흔하지 않다. 통화를 하거나 만나지 않았는데 어떻게 이런.....

 

이번 겨울엔 그 흔한 통화 한 번 한 적 없는 사람이 보내준 녹음된 목소리를 차곡차곡 포개어 듣고, 기다리고, 다시 듣기를 반복하다가 나도 모르게 감정이 말랑해졌다. 그래서 그의 닉네임은 '신종 보이스 피싱범'(일명 감정 털이)이었다. 그가 건네준 대화가 머물던 공간은 '평행우주 벽장 속'이었다.

 

나이를 어디로 먹었는지 모르게 이렇게 철이 없다니..... 한심하다.

 

내 감정은 말랑말랑하다. 유연하다. 그러므로 이런 슬픈 감정도 금세 괜찮아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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