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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만나지 못하는 괴로움

by 자 작 나 무 2026. 2. 20.

2026-02-20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데도 마음은 잠잠해지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부정할수록

내 안에서 더 큰 저항이 일어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건 아니다.

알면서도 그 지점까지 가지 않으려고

끝까지 버티고, 돌아서고,

애써 다른 길을 찾는다.

그래서 더 괴롭다.

 

한 번도 만나지 않은 사람인데

왜 이렇게까지 피하려 하는 걸까.

 

아마 그 사람 때문이라기보다

그 사람 앞에서 드러날

나 자신의 모습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이유를 바깥에서 찾지 말고

내 안에서 천천히 물어보려 한다.

답이 있다면 결국 거기에서 시작될 테니까.

 

*

너무 괴로워서 결국 인정하기로 했다.

모자라 보일까 봐,
바보 같을까 봐
끝까지 아니라고 우기며 피하려 했다.

그래도 차단하지 못했고,
끊어내지도 못한 채
그 목소리를 계속 들었다.

싫지 않았으니까.

시간이 흐르자
어느 순간부터는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이 감정을 인정하는 것,
아마 거기서부터
이 괴로움이 조금씩 풀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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