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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1.1

by 자 작 나 무 2026. 1. 1.

2026-01-01

시간 날 때 일해야 하는데 바리바리 싸들고 온 짐 속에서 아직 마우스를 찾지 못했다. 마우스만 찾았어도 벌써 반은 했을 것 같은데.....

 

날이 어제부터 유난히 춥다. 딸이 침대와 일체화되어서 열심히 아이패드만 바라보고 있어서 혼자 바람도 쐴 겸 마트에 다녀왔다. 쉬는 곳이 많으니 이마트엔 주차하기가 힘들었다. 매번 그렇게 붐비지는 않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주차 대기하다가 그냥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가지 않던 동네 낯선 길을 몇 코스 지나서 용포리에서 김치찌개를 포장하고, 대파 꽈배기를 한 봉지 샀다.

 

평온한 하루였다. 이만하면 감사하고 행복하다. 무리하게 바라는 바만 없으면 충분히 행복하다.

 

*

그래도 한 가지 들락거리던 생각은 있었다. 며칠 전엔 내가 괜한 말해서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린 그분께 연말 인사라도 남길까 생각했다. 내가 남긴 감정처리 안 된 카톡을 읽지 말고 차단해 달라고 부탁했고, 그분은 내 부탁을 저버리지 않고 그대로 잘 지키셨다. 우리가 좀 코드가 묘하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박자가 아주 미세하게 엇박자가 나긴 했지만, 드물게 만나기 어려운 좋은 사람이었다.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데에 능숙하지 못한 나 같은 사람은 그냥 혼자 이렇게 사는 게 맞는지도 모른다. 좋은 사람은 있지만, 나를 포용할 수 있는 서로 좋은 사람은 만나기 어렵다. 만난다 하더라도 서로 친구 이상의 관계를 만드는 건 기적 같은 일이지. 내 인생에 그런 기적은 없는 모양이다. 나를 더 바꿀 수 없다면 앞으로도.

 

 

*

단 한 번의 큰 사고도 없이 무사히 집에 돌아와서, 딸과 짧은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하다. 경차로 일주일에 500킬로를 달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내가 나서지 않으면 꼼짝도 하지 않을 다 큰 딸, 등 떠밀 수 없으니, 여전히 내 숙제다. 올해는 무조건 밖에 나가서 돈 벌어오라고 몇 번이나 말했으니 어떻게든 해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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