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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굴찜

by 자 작 나 무 2026. 1. 2.

2026-1-2

굴철이다.

통영에 머무는 동안 제철에 거제까지 건너가 굴찜을 먹고 오고 싶었지만, 그 시간에 맞춰 함께 갈 사람은 없었다. 작년에는 대신 서쪽 바닷가로 방향을 틀어, 이 동네 사람들이 굴을 먹으러 간다는 천북 굴단지에 다녀왔다. 여러 곳을 알고 있다며 맛집을 알려주던 사람이 있었고, 덕분에 그해에는 종종 괜찮은 음식을 나눠 먹었다. 그 기억만은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다.


내가 조금만 덜 단정적으로 말했더라면 어땠을까. 가끔 안부를 묻고, 별일 없다는 말을 주고받고, 차 한 잔 마실 정도의 사이는 유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내 마음은 섭섭하다는 뜻이었는데, 입 밖으로 나올 때는 원망처럼 굳어 있었을 것이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이제 잘 기억나지 않는다. 계절이 몇 번 바뀌고 나니 모든 장면이 코팅지 한 겹 덮인 창 너머처럼 뿌옇다. 그래도 ‘좋았다’는 감정만 남아 있다는 건 그만큼 아쉬움도 함께 남아 있다는 뜻일까.


지인 이상으로는 더 나아갈 수 없을 것 같던 관계를 붙들고 가는 일은, 그때의 바쁘고 쫓기던 내 삶과는 잘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놓았고, 그렇게 흘러왔다.


이제는 일주일쯤 식단을 조절하며, 그 동네에서 불려온 몸과 마음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생각이다. 가볍게, 편안하게, 느긋하게.
한동안은 이렇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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