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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1. 26

by 자 작 나 무 2026. 1. 26.

2026-01-26

아침에 모닝콜을 듣고 잠시 깼다가 다시 잠들어버렸다. 이제 슬슬 출근 준비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는 버릇 들여야 해서 오늘부터는 조금 더 노력할 참이다.

 

9시 넘어서 정규장이 열리는 걸 보고, 그간 물려있던 주식 하나를 처분하고 스르르 잠들었다. 10시 넘어서 진동 소리에 잠이 깼다. 친구가 전화했다. 주식 이야기 하다가 둘 다 너무 고점에 들어간 주식 이야기를 했다. 그 사이 물 타서 꽤 오늘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며, 그 회사에 무슨 좋은 일 있냐고 물었다.

 

나는 물 탈 돈이 없어서 그대로 아직 한참 시퍼런 주식이 친구에겐 좋은 결과가 있었다니 참 다행이다. 어떤 종목은 -20% 이하의 엄청난 손실 상태로 꽤 오래 있었는데 조금씩 상승해서 오늘 -10%를 찍었다. 아직 멀었다. 더 기다리를 수밖에.

 

*

기다림이 길어졌다.

1월 1일, 우연히 가느다랗게 이어진 끈 하나.
나는 이름을 묻지 않았고,
그는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의 이름조차 모른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괜찮다.
인연이라는 건 원래
이름보다 먼저 스치고,
설명 없이 머무는 쪽에 더 가까우니까.

우리는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다.
나는 그저
그가 녹음해 보내주는 시를 듣는다.
그리고 그 시가 마음에 걸리면
시집을 펼쳐 다시 읽어본다.
목소리가 빠진 문장은
조금 더 또렷해지고,
문자만 남은 시는
오히려 더 깊이 스민다.

오늘 도착한 시는
유난히 시리고 아팠다.
말하지 않은 이야기가
감정의 가장 얇은 층을
슬쩍 건드린 탓일 것이다.
아프다고 말하기에는 작고,
그렇다고 모른 척 넘기기에는
분명한 감각이었다.

문득,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과
이미 작별 인사를 나눈 것처럼
아무 일 없이 서러운 감정이
잠시 치밀어 올랐다.
기억할 장면도,
되돌아볼 시간도 없는데
마음은 먼저 반응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
정말로 아무 일도.
그래서 더 신기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른 채,
한 사람의 목소리와
시 몇 편만으로
이렇게 마음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어쩌면 인연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렇게 이유 없이
시리고 아파보기 위해
잠시 이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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