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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2. 5

by 자 작 나 무 2026. 2. 5.

2026-02-05

 

오전에 간단한 종업식과 업무 정리, 회의를 끝으로 올해 업무를 마감했다. 엊그제부터 갑자기 편도가 심하게 부어서 전신통에 열까지 나서 고생하는 바람에 원룸 정리를 하지 못하고 급하게 짐을 꾸려서 낮에 다시 세종으로 돌아왔다.

 

세 시간가량 고속으로 달리는 일은 늘 힘든 일이었다. 오늘은 거의 이 지역에 가까이 왔을 때 살의가 느껴질 정도로 과속하여 내 뒤에 바짝 따라붙은 차를 피해서 차선을 바꾸려는 순간 그 차가 내차 뒤에 바짝 붙은 상태로 차로를 변경하는 바람에 그대로 부딪힐 뻔했다. 그 속도로 달리면서 그렇게 큰 차와 부딪쳤다면, 그 시간 이후 내 안녕은 보장될 수 없었겠다.

 

모골이 송연해진다는 표현이 그 순간 떠올랐다. 딸에게 전화 걸어서 그 이야기를 했다. 집까지 15분가량만 더 달리면 되는 국도까지 진입한 다음이었다. 시속 80인 도로에서 80 이상 달리고 있는 내 차 뒤에서 위협적으로 운전한 그 차를 고발하고 싶었다. 얼마나 급하면 저런 짓까지 할까. 그래도 그건 아니지 싶을 만큼 위협적이었다.

 

더 미루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해야겠다.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해야겠다. 더 재밌게 살아야겠다. 어차피 내가 아무리 조심스럽게 살아내도 그 순간처럼 타인의 의도적인 공격성을 피할 수 없다면 나는 어떤 일도 당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 지금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아무 일도 만들지 않고 잘 지내고 있지만, 내 노력만으로 충분한 일은 아니다.

 

*

어제부터 녹음된 목소리가 건너오지 않았다.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지나간 시간을 붙들고 돌아보지는 않는 편이다. 그는 그냥 그렇게 스쳐지나려는 거겠지. 평범한 사람이 자기 이름도 전화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책 속에 나온 타인의 언어를 옮겨서 녹음해서 들려주기만 할까. 그럼 나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에게 끌리는 건가? 호기심이겠지.

 

봄이 드는 입춘과 함께 정말 나의 세상은 확연히 바뀔 것으로 믿고 한참 기다렸다. 정말 그렇게 될 거다.

 

 

*

오늘 잠들기 전부터 한동안 새로운 실험을 할 계획이다.

 

*

너무 어려워하지 마시고 연락하세요. 밥 같이 먹어요.

밥 먹기 싫으면 커피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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