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12
어제 그렇게 늦게 도착하고 몸이 지친 상태로 겨우 잠들었는데, 오늘 아침엔 딸을 어딘가 태워줘야 해서 억지로 몸을 일으켰다. 우리가 번번이 서류 전형에서 떨어지는 이유는 컴퓨터 관련 자격증에서 받는 점수가 없어서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격증 없어도 그만큼 잘 다루는데 그런 건 자격증이 있어야만 어필할 수 있는 거였다.
이 일을 얼마나 하겠나 싶어서 굳이 자격증 또 따야 해?라고 생각했는데 또 그런 게 아닌 모양이다. 한 학기 쉬면서 그런 자격증이나 좀 모아야겠다. 엑셀, 워드는 기본적으로 어지간한 건 잘 다룬다고 생각해서 굳이....라고 생각한 건 그냥 내 생각일 뿐이다. 세상의 기준에 맞춰야지.
*
저녁에 맛있는 거 먹으러 나가자고 했더니 딸은 약속이 있다고 했다. 한때는 딸을 뺏긴 기분이 들어서 내 딸을 자꾸 불러내는 그가 좀 싫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딸의 남자친구(아직 한 번도 만나지 않았고, 이름조차 물어보지 않아서 지칭할 단어가 마땅하지 않다)가 없다면, 한창 에너지 넘칠 나이에 친구 하나 없이 이곳 생활에 적응하는 게 나처럼 외롭고 힘들었을지 모른다.
종종 밖에 나가서 밥 먹고 수다도 떨고, 같이 놀아줄 누군가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내가 늘 붙어서 놀아줄 수도 없고. 사실은 딸이 나랑 놀아주는 거다.
*
멸치칼국수 한 봉지를 10분 정도 푹 끓여서 조미김 몇 장 잘라 넣고 깨 뿌려서 먹어봤다. 4분 조리하는 라면과 달리 10분 정도 푹 끓여서 완전히 퍼지게 하니까 어쩐지 더 맛있다. 전주 베테랑 칼국수 사진 보면서 상상한 맛이랄까. 다음엔 고춧가루도 넣어야겠다. 몸이 너무 피곤해서 누워서 눈 굴리는 것 외엔 더 할 기력이 없다. 거실엔 무슨 거지 보따리 같은 내 짐이 혼잡하게 널려있지만, 오늘은 쉬어야겠다.
딸이 저녁 약속 때문에 곧 밖에 나갈 텐데, 그 다음에 갑자기 우울해질까 봐 기분 조절하는 중
'흐르는 섬 <2025~2029> > <2026>'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초단축 대화, 감정털이 보이스피싱 (0) | 2026.02.14 |
|---|---|
| 평행우주, 북동쪽 (0) | 2026.02.14 |
| * 이사 * (0) | 2026.02.12 |
| 금식, 그리고 다시 통영 (0) | 2026.02.10 |
| 인간이라는 굴레 속에서..... (0) | 2026.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