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건물에 있는 이비인후과에 다녀왔다. 연휴 앞둔 토요일 오전이어서 그런지 병원 대기실은 환자로 넘쳐났다. 지난주에 개학하고 이틀째 되는 날 목이 부어서 아팠던 것과는 조금 다르게 오늘은 목이 잠겨서 소리도 잘 나지 않고, 어쩐지 갑갑하다.
일단 진료라고 하기엔 애매한 처방전을 받기 위한 짧은 면담이 전부인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받았다. 연휴 기간에 혹시 아프면 난감해질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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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만 되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심심한 사람 같다. 밖으로 떠돌기엔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아서 쉬어야 마땅한데 누우면 잠은 잘 오지 않는다. 명절이란 게 묘하게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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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워할 가족이 없다.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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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종종 맛집을 찾아서 함께 식사하자던 동네 밥 친구도 아닌 것이, 동네 오빠도 아닌 것이, 참 애매모호한 관계가 싫었다. 그래서 마땅한 이유도 없이 불러내지 말라고 으름장 놓듯 말을 휙 던지고 그 밥 친구 동맹을 깨버린 게 종종 후회된다. 그냥 내버려둘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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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연락은 차마 하지 못하지만, 먼 여행길에 몸 상하지 않게 하고픈 일 하며 잘 지내시길 바란다. 우리가 충분히 의사소통이 되는 관계가 아니어서 서로 오해하고 감정이 얽힐 일도 아닌데 이상하게 된 건 사실이니까. 그렇게 된 것도 이유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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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하고 어정쩡한 태도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해석한다. 당신은 나를 붙들 만큼의 감정도 없으면서 놓긴 싫은 거였겠지. 근데 나는 그런 건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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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만난 동네 또래 친구가 그랬다. 나처럼 까다롭게 이것저것 따지면 아무도 못 만난다고. 그래서 아무도 안 만나. 괜찮아.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억지로 만나서 비위 맞출 필요 있을까. 좋아서 만나도 쉽게 헤어진다는 세상에. 적어도 좋은 감정, 끌리는 감정은 있어야지. 내게 이런 건 타협할 수 없고, 계산할 수 없는 부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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