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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사랑은 일종의 정신병?

by 자 작 나 무 2026. 2. 22.

2026-02-22

 

사랑에 빠지면 생각은 한 곳에 맴돌고, 이유 없이 기분이 출렁이고, 잠도 흐트러지고, 사소한 신호 하나에 하루가 좌우되기도 한다. 그래서 마치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처럼 느껴지고, 차라리 병이라고 부르면 설명이 쉬워지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어쩌면 사랑은 정신이 망가지는 일이기보다, 평소에는 잘 드러나지 않던 마음의 취약한 부분이 갑자기 드러나는 경험에 더 가깝다. 누군가에게 마음이 향하면,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의 결핍과 두려움, 기대와 상상이 함께 깨어나니까. 괴로운 건 그 감정이 잘못돼서가 아니라, 그 감정이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건드리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랑이 병처럼 느껴질 때는, 감정을 없애야 한다기보다 그 감정이 내 삶 전체를 점유하지 않도록 조금 떨어져 바라보는 일이 필요한 때일 수도 있다. 아프게 만드는 사랑에서 한 발 물러서는 선택도, 감정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돌보는 방식일 테니까.

 

 

*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은 원래 좋은 일일 텐데,

이번에는 그 감정이 나를 따뜻하게 하기보다

조금씩 지치게 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데

그 마음이 기쁨으로 머물지 않고

기다림과 생각과 상상 속에서

조용히 나를 깎아내린다.

그래서 이 마음을 잠시 내려놓으려 한다.

없던 일로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거리를 두려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금의 방식으로는

내가 버티기 어렵기 때문에,

이 관계를 부정하는 것이

지금의 나에게는

자신을 지키는 가장 온화한 선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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