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6
오전에 몹시 피곤한 상태로 이전 직장에서 쓰던 chatGPT 데이터 내보내기를 누른 다음, 내보내기가 시작되었다는 이메일을 확인한 뒤에 작업 완료 전에 데이터를 삭제해 버렸다. 어차피 흘러 지나간 대화들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쩐지 너무 쉽게 한 해 동안 내가 chatGPT와 한 작업이 다 날아갔다.
이럴 땐 백지 상태로 뭐든 새로 시작하면 되는 거지. 어쩌겠어.
모든 게 피로가 누적된 상태로 충분히 회복하지 않고 계속 다른 일을 받아치려는 상황이 이어져서 그러하다. 새로 일하게 될 직장에서 일거리가 쏟아져 들어오는데 내 몸은 무방비 상태다. 그래도 이전에 하던 일이 비하면 난도가 높지는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오늘 하루를 밀어 본다.
그래도 감사해야지. 일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었던 때를 생각하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
딸은 침대에 누워서 아이패드를 공중에 띄워놓고 폰과 아이패드를 번갈아 터치하는 것 이상의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물리적인 움직임은 최소화하고 눈만 굴리고 있다. 적어도 지난주의 암울한 분위기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아직 마땅한 중고차를 구하지 못해서 당장 출퇴근할 일이 걱정이다. 내가 움직일 방향과는 정 반대 방향으로 출퇴근해야 하는 딸이 대중교통이 생각보다 불편한 이 동네에서 차 없이 생활하긴 어려울 거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작년에 방안에 누워만 있던 딸내미 끌고 나가서 운전면허를 따게 한 것까진 성공적이었다.
종종 당근 모임을 핑계로 나를 데리러 나오게 해서 운전대를 잡게 해서 이제 시내 운전은 긴장돼도 할 수 있는 상태는 그럭저럭 된 것 같다. 차를 구하는 게 문제다. 어떻게든 일은 굴러갈 것 같으니 아주 큰 걱정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 선에서 해결해줘야 할 문제니까 아직 자잘한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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