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7

2월이 다 가기 전에 그가 나를 보러 온다고 했지만, 2월은 사흘쯤 앞당겨진 얼굴로 나를 스쳐 지나갔다. 나는 어색함을 잠재우려는 듯 문장들을 쓸어 모아 늘어놓았고, 그 사이에서 아무것도 정하지 못한 채 하루를 미뤄두고 있었다. 마지막 날에는 몇 개의 시간이 겹쳐 있었지만, 그 어디에도 나를 내려놓지 못한 채 서성였다.
오늘은 남은 체력을 끝까지 밀어 써버린 날이었다. 감정이 끼어들 틈조차 없어 다행이라고, 그렇게 말해두는 것이 더 편했다. 이제 이 특별했던 시간을 조용히 접어야 할 때다. 나는 이미 그 순간을 여러 번 통과해 본 사람처럼,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먼저 살아버린 사람처럼, 과거와 현재의 경계가 엷어지는 자리에서 오래 머물렀다.
시를 읽어주던 사람 덕분에 나는 실낱같이 희미한 감정마저도 언어라는 두레박으로 조심스레 길어 올려 그 위에 겨울날을 그려두며 보낼 수 있었다. 감사했다. 굿바이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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