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7
처음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넘치고 넘칠 정도로 과한 업무를 맡은 딸이 출근 첫날에도 퇴근하면서 내 품에 안겨서 오열했다. 오늘도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유로 또 밥상머리에서 통곡하듯 울었다.
임용고시 준비를 하지 말라고 말해줬다.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고. 얼떨결에 사범대를 졸업했고, 얼떨결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지만, 할수록 더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을 더 진지하게 억지로 할 필요는 없다. 6개월 일하고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준비하고 찾아보기로 했다.
세상엔 많은 일과 직업이 있는데 꼭 한 가지 일이 전부인 것처럼 살 필요 없다. 쉽지 않겠지만, 다른 일을 찾으면 그만이다.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보다 확실하게 싫은 일이란 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이 동네에서 임용고시 치고 교사 생활을 하겠다기에 이 동네로 이사했다. 이제 임용고시를 치지 않을 거니까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 그건 아니지. 이유가 어쨌거나 이렇게 흘러들어왔으니 여기서 살아내야지.
딸이 그렇게 울어도 마음이 아프거나 고통스럽지는 않았다. 결정 내리기 쉬운 일이니까. 그다음에 따를 다른 문제가 있겠으나, 저렇게 힘들고 못하겠다는 일을 참고해봐라고 권할 이유가 없다. 내가 권하지 않은 일이고, 권할 생각도 없었다. 나는 그저 지켜봐주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