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7
오후 1시 반에 출발한 버스를 타고 딸이 대전복합터미널에 도착한다고 했다.
마중을 나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 씻었다.
버스를 세 시간 넘게 타고 온 아이에게 또 다른 버스를 갈아타고 돌아오게 하는 일이 마음에 걸렸다. 여전히 피로가 다 빠지지 않은 몸을 끌고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는 집 근처 싱싱장터에 들러 간단히 장을 봤다.
이상하게도 몸이 지칠수록 먹을 것을 더 찾게 된다.
정신적인 허기, 어쩌면 가짜 허기가 식탐을 부른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다.
나도 아무도 찾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찾아서 불러볼 대상이 없다.
부르면 와줄 사람, 부르지 않아도 내 부재를 알아차릴 사람, 그런 이름이 내 곁엔 없다.
이제는 긴밀하게 이어질 관계가 아니라면, 그 누구에게도 시간과 에너지를 쓰고 싶지 않다. 그럴 여력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더 이상 스쳐 지나갈 사람들에게 내 시간을 조금씩 나누어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볍게 만나고 가볍게 흩어지는 관계가 어떤 사람들에게는 위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오히려 더 깊은 피로가 된다.
나는 스쳐 지나갈 사람을 가볍게 만나기에는 너무 진지한 사람이다.
혹은, 이제는 그렇게 가벼운 관계를 견딜 만큼 젊지 않은 사람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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