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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5~2029>/<2026>

다음 모임에 내 자리는 내 맘대로!

by 자 작 나 무 2026. 5. 31.

2026-05-30

 

어제는 좀 이상한 날이었다.

 

와인과 여행 모임에서 하는 저녁 모임에 다녀왔다. 오후 5시부터 시작한 모임은 꽤 길게 이어졌다. 다음날 출근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번엔 2차 모임에도 따라갔다. 내 또래의 어른들이 모여서 놀 곳이 마땅히 없으니 노래방에 가서 노래 부르고 박자 맞춰서 손뼉 치기 운동 좀 하는 게 전부다. 노래방이란 갇힌 공간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람들 모이는 곳에 더러 따라다녔다. 노래방에 가보지 않은 게 20년은 넘었나 싶다. 그보다 훨씬 오래 지났을 것 같다. 거의 내 기억 속에 없다.

 

너무 오래 노래방에 가보지 않아서 요즘 사람들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모른다. 거의 다 연배가 있으신 분이어서 옛날 노래를 불러서 대충 들어본 적 있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고개를 까딱거리며 박자 맞춰 손뼉 쳐주고 자리를 빠져나왔다. 나를 노는 자리에 끼워주려는 언니들의 분위기에 힘입어 그다음 자리까지 따라갔으나,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걸음을 옮겨서 밤늦게 음식점에 들어갔다. 

 

와인 몇 잔 외에 다른 술을 섞어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아는 탓에 그 자리는 물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딸이 운전해서 나를 집에 데려다줬다. 

 

내 앞자리에 앉았던 분은 언젠가 모임 뒤에 회원분의 집에 초대받아서 함께 가서 좋은 오디오로 노래도 함께 들었던 분인데 나를 기억하지 못하셨다. 상가 화장실에서 말도 안 되는 시비에 휘말려서 경찰이 출동하기도 해서 그분의 심기가 편하지 않아 보였다. 직장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의 타협할 줄 모르는 태도에 대해 옆에 있던 왕언니들이 훈수를 두셨다. 나는 그저 별 일 아니니 괜찮아질 거라고 몇 번 달래 드렸다.

 

내 옆자리에 처음 같은 자리에 앉는 나이 차이 나는 왕언니가 나를 배경으로 셀카를 막 찍으셔서 나도 되갚아드렸다. 근데 그 분과 미묘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2차에서 내가 아는 어떤 두 사람을 지켜보는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은 생각과 감정이 작동한 불협화음이었다. 

 

친분이 있는 사람이 아닌데 하필 옆자리에 앉아서, 하필 앞자리에 앉아서 생기는 이런 일이 줄어드려면 다음 모임은 내가 원하는 아무 자리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 언니들이 불러 앉히는 자리에 고분고분하게 앉지 않는 게 이 모임에 가서 새로운 사람과 격식 없는 대화를 나누겠다는 내 목적에도 부합하니까. 

 

피할 수 있는 불협화음에 에너지를 써야하는 상황은 내 의지와는 다른 자리 선택에서 비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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