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25~2029>/<2026>

5월 마지막날

by 자 작 나 무 2026. 5. 31.

2026-05-31

 

지난번 모임에서 소개팅 시켜준다며 내 전화번호를 적어간 언니가 아침부터 전화를 걸어와서 잠이 깼다. 출근 준비하는 시각에 잠이 깨서 어제 늦게 잠든 내게 아침 꿀잠이 필요했는데 좀 아쉬운 시각에 전화가 걸려왔다. 강아지 데리고 산책 중에 생각나서 전화 돌려본다고 하셨다. 아, 이제 심심해서 전화 걸어주는 이웃도 한 명 생겼네.

 

장거리 여행 설계에 내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내 번호를 달라고 하신 거다. 그래서 내 번호를 저장한 분이 네 분. 다들 은퇴한 왕언니들이다. 열심히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든 덕분에 이런 결과가 생긴 거지. 물론 얼마나 내 삶에 유용할지는 알 수 없다. 유용하다는 표현은 깊이 있게 내 삶과 이어질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그럴 여지가 생기기는 어려운 사람들이다.

 

'레지던트 에일리언'이라는 약간 코믹한 SF 드라마를 보다가 블루베리 팬케이크에 걸려서 곧장 일어났다. 말린 블루베리를 듬뿍 넣고 구운 팬케이크를 좋아한다. 밀가루 반, 블루베리 반이라고 할 정도로 듬뿍 블루베리를 넣고 구워서 맛있게 먹었다. 현미와 찰현미를 씻어 불려서 내가 먹을 밥도 따로 했다. 딸은 현미를 좋아하지 않아서 백미만 먹는다. 한두 번 권해본 뒤로 이래라저래라 일절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따로 해서 먹는다. 집만 나눠서 쓰는 거다. 집세는 내가 내니까 딸이 설거지하고 세탁기 돌리는 정도의 집안일을 한다.

 

어제 사전투표했으니 오는 3일엔 시험 문제 출제하며 하루를 보내지 싶다. 오늘은 푹 쉬고~~~ 또 미룬다.

 

*

남녀공학 중학교에 근무하는 건 생전 처음이다. 남중, 여중 따로 근무를 해보긴 했지만 합쳐 놓은 이곳은 내가 감당하기엔 버거운 요소가 많다. 몇몇 까칠한 여학생들 외엔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나를 좋아한다. 심지어 우리 학교에서 내가 제일 예쁘다는 말까지 한다. 여학생들이 엄청 호의적인 거다. 여자 아이들 눈에는 내 긴 생머리가 다른 선생님과 차별화되어 보이는 포인트인 것 같다.

 

사춘기 남학생은 감당 불가여서 인지 스위치를 꺼버린다.

'흐르는 섬 <2025~2029> > <2026>'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26.06.06
나른한 오후  (0) 2026.06.03
다음 모임에 내 자리는 내 맘대로!  (0) 2026.05.31
흐......  (0) 2026.05.25
삶을 좁히는 시간  (0)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