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 외장하드, 노트북까지 세 곳에 나눠서 사진 저장을 하다 보니 어느 날부터는 무슨 사진을 어디다 저장했는지도 잊고 있었다. 어쩌다 열어보면 몇 달만 지나도 사진이 새삼스럽게 보이는데 일부러 찾아서 파일을 열어보기가 더 귀찮아서 역시나 블로그에 옮겨 놓는 것이 그나마 나을 것 같다.
2013년 6월 7일
학교 마치고 열심히 달려서 사량도 가는 배타고 섬마을 콘서트 보러 갔던 날.
퇴근 후에 곧장 꽤 멀리 있던 사량도 배 선착장에 도착해서 줄 서서 예약한 표 받느라 저녁을 먹지 못했다. 배편을 함께 예약했던 분들과 미리 준비한 컵라면과 김밥으로 사량도 가는 배 위에서 저녁을 먹었다.
해질녘, 처음으로 사량도에 가보는 날. 콘서트 덕분에 사량도 구경도 했다.
앞에 보이는 곳이 유명한 사량도 옥녀봉
험한 코스로 유명한 저 봉우리가 위험하지만, 구름다리 만들어놨으니 한 번쯤 올라가 보면 좋겠다.
클래식 공연을 볼 기회가 드문 섬 주민들을 위해 기획된 음악회인데 우리도 배타고 바닷가에서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 듣고 싶어서 가봤다. 전에 욕지도에서 섬마을 콘서트를 했는데 그때 가봤어야 했는데 어쩌다 놓쳐버려서 이번엔 꼭 가보고 싶었다.
딸은 친구랑 기념사진을 찍고 나는 뒷전으로 바로 밀려버렸다. 여기서 사진찍으려는 분들이 많아서 나서기도 망설여졌었고. 그래도 한 장 남겼으면 좋았을 것을 아쉽다.....
바닷가에서 듣는 피아노 연주는 파도 위에서 요정의 춤을 보는 것처럼 감미롭고 환상적이었다.
제작진과 무슨 문제가 있는지 연주하던 백건우 선생님이 중간에 내려와서 뭔가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준비된 곡은 연주를 마쳤으나 뭔가 묘한 분위기로 인사도 없이 공연장을 급히 떠나셨다. 뭔지 모르게 불쾌한 일이 있었던 모양이다.
콘서트 때문에 마련된 밤배를 줄서서 타고 섬을 빠져나왔다.
돌아가는 배 위에서 그날 바람이 많이 불었고, 아이들은 신이 났다.
딸이 친구와 노는 동안 나는 어스럼한 빛이 감도는 배 위에서 앙드레 가뇽의 '바다 위의 피아노'라는 곡을 떠올리며 혼자 여운에 잠겨 있었다.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디카 촬영하는 동안 동영상이 일부 촬영되는 기능으로 자동 생성된 영상파일이 하나 남아있길래 언젠가 딸이 추억하며 이것을 볼 날이 있을 것을 감안하여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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