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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6>27

11월 22일 잠자고 숨 쉬는 것도 괴로웠다. 밤새 기침하고 가래 뱉느라 제대로 잠을 잘 수도 없었고, 낮에도 별다를 바 없는 일상이 계속되었다. 내과와 이비인후과를 번갈아 오가며 주사 맞고 약을 처방받아먹었지만 면역력이 워낙 약해져서 한 가지가 나아지면 다른 곳이 또 아프기를 반복했다. 아직 다 나은 것 같진 않지만 어제는 그나마 제일 적게 깨고 잠을 좀 잤다. 그 사이 계절이 바뀌고 가을도 다 갔다. 몸은 여전히 하는 일 없이 계속 피곤하다. 꿈 속에서 내 속에 억눌린 일들이 무엇인지 한 가지씩 드러났다. 그걸 어떤 감정으로 풀어내고 정리 해 둬야 탈이 나지 않을지 여전히 걱정이다.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덮어버렸는데 속에서 때만 되면 뚫고 올라온다. 그나마 숨 제대로 쉬고 밖으로 꽃놀이나 단풍놀이라도 갈 .. 2016. 11. 22.
10월 13일 여태 공부 때문에 학원 한번 다닌 적 없는 지영이는 또래 애들이 학원에 붙들려서 공부하는 동안 참 많이 놀았다. 그래서 영어나 수학의 기초가 그다지 탄탄한 편이 못된다. 시험 치기 하루 이틀 전에 벼락치기해서 그럭저럭 점수를 받는 정도 이상의 공부를 하지 않고 지냈다. 고등학생이 되어 전국 모의고사를 치면서 벼락치기 성적의 한계가 바로 드러났다. 일주일에 두어 번이라도 내가 붙들고 앉아서 영어나 수학 공부를 시키고 싶은데 혼자 한다며 시간을 비효율적으로 날리고 있다. 9월 모의고사를 그럭저럭 봐서 정독실에 들어갔다. 독서실처럼 칸막이 책상이 있는 교실에서 따로 야간자율학습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이제 저녁 먹고 좀 있다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자율학습이 끝나고 늦게 돌아온다. 그 전까진 8시 넘으면 집에 와서.. 2016. 10. 13.
9월 21일 [걸어서 세계속으로] '오스트리아 북부- 린츠'편을 봤다.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고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마침 그 편에 우리가 여행했던 잘츠캄머굿의 할슈타트와 샤프베르크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물가가 너무 비싸서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1박2.. 2016. 9. 21.
추석, 달이랑 딸이랑 사진 찍기 9월 15일 너무 이른 추석이라 사과랑 배가 제대로 익지도 않았다. 어쨌든 우리는 차례상 차리지도 않고 별다른 명절 음식도 하지 않고 항상 하던 대로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저녁에 너무 시간 늦기 전에 달 보러 가자고 딸을 조르고 졸라서 겨우 나갔다왔다. 추석이면 해마다 똑같은 옷 입고 사진 찍기를 한다. 올해는 살이 너무 많이 쪄서 정말 보기 싫다. 푹 퍼진 내 모습 보는 것 내가 봐도 짜증 나서 앱으로 날씬하게 살짝 줄였다. 그래도 맘에 안 들지만..... 기필코 이제 살 빼야겠다. 살은 빼고 싶은데 입맛이 도대체 떨어지질 않는다. 구름에 가려져서 달이 안 보이다가 어렴풋이 보일 때 찰칵~! 내 사진은 모조리 딸 폰으로 찍었더니 집에 와서 보니 의외로 화질이 별로다. 카메라 들고나갔는데 그걸로도 찍어.. 2016. 9. 16.
9월 9일 오늘 오후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통영을 방문했다. 어제 딸이 오늘 오후 3시에 학교 근처 공원에서 대담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주며 학교 수업만 아니면 한 번 가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내가 대신 가서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전해주겠다고 했다.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도천동 테마파크에 갔다. 자기들 배만 불리고 최대한 비열하게 최대한 억압하는 이들이 권력을 잡아 99% 민중을 개, 돼지 취급하는 요즘 세상에 정치하는 이들이 무어 반갑겠냐마는, 그래도 또 그들과 다른 누군가가 대다수의 민중을 대변하는 소리를 내주는 이 있을까 하여 학생들조차도 관심을 가지는데 어른인 내가 우리 동네에 야당의 전 총수가 온다는데 연예인 보다 더 궁금하니 당연히 보러 가야 하는 것 아닌가. 도천동 테마파크 옆에.. 2016. 9. 9.
국악가요 쑥대머리 유튜브로 국악가요 '쑥대머리'를 여러 번 들었다. 판소리 춘향가 중에 나오는 쑥대머리를 좀더 대중적이게 편곡하여 만든 노래다. TV 예능프로그램 '너의 목소리가 보여'에 출연한 이윤아씨와 정소리양이 부른 쑥대머리에 반해서 찾아서 듣게 되었다. 정통 판소리로 부른 쑥대머리와는 좀 다른 느낌으로 국악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에게도 친근하게 애절함을 전달하는 가사와 음률이 은근히 끌리는 노래다. 박애리, 김아름, 이윤아, 정소리 등.... 여러 국악인들이 부른 쑥대머리를 들었는데 내 귀에는 국악을 부를 때 소리를 꺾는 기교가 적당히 섞인 것이 가장 듣기 좋았다. 음색이나 발성, 감정표현에 손색이 없는 박애리가 부른 쑥대머리도 좋았고, 금방 익숙한듯 빨려들어가게 하는 담담하면서도 잔잔하게 애절함을 느끼게 해주는 이.. 2016. 8. 26.
요즘 우리는..... 모녀가 둘 다 대책없이 살이 많이 쪘다. 딸내미 챙겨먹인다고 같이 먹기 시작해서 너무 열심히 먹었나 보다. 살이 좀 찌고보니 입맛도 더 좋고, 식탐도 더 늘었다.어제 저녁에 "내일은 혼자 새우트럭 가서 새우요리 사먹고 그 근처 좀 걷다가 올까......" "거기 거제대교 있는데 말이야?" "응.".. 2016. 8. 19.
7월 15일 혼자 길을 걷기엔 이미 더운 계절이다. 잠시 어딘가에 발이 묶여있었다. 그 사이 한여름이 돼버렸다. 집으로 돌아가면 또 해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젠 자유의 몸이다. 게다가 다음 주에 이틀은 딸이 수련회를 간다니 나도 어딘가 혼자 떠돌아다니다 비로소 외박도 할 수 있는 절.. 2016. 7. 15.
7월 2일 익숙한 학교여서 금세 적응했다. 항상 새로운 환경이나 낯선 사람들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힘들어하는 성격인데 이번엔 쉬웠다. 내가 맡은 3학년 학생들이 1학년이었을 때 1학년 담임을 했다. 그래서 학생들도 나도 서로 익숙해서 오랜만에 봐도 그다지 어색하거나 힘들지 않았다. 이제 2주만 지나면 이 일도 끝난다. 지난 금요일로 지영이 기말고사도 끝나고 조금 홀가분해졌다. 오늘은 실컷 늦잠 자고 종일 집안에서 뒹굴뒹굴하며 지냈다. 지영이는 무려 13시간이나 자고 내가 깨워서 겨우 일어났다. 비가 하늘에서 들이붓듯이 내리더니 잠시 잠잠해졌다. 너무 습해서 에어컨을 틀었더니 필터 청소를 안 해서 그런지 냄새가 난다. 지영이 방에도 벽걸이 에어컨을 하나 사다 달아야 여름을 날 수 있을 것 같다. 갓난아기일 때 살.. 2016. 7. 2.
디카야, 너는 어찌하여 거기에 들어있었단 말이냐? 겨우 일주일 지났는데 지난 일주일이 어찌나 빡빡했던지 한 달은 지난 것 같다. 이제 4주만 지나면 갑자기 시작한 짧은 일은 끝난다. 월급 받기도 전에 이미 7월 제주여행 비행기표랑 숙소 예약을 끝냈다. 딸이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멀리 가서 오래 놀 수가 없다. 그나마 비.. 2016. 6. 19.
5월 26일 예쁜 옷이 입고 싶다.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맵시나게 입고 싶다. 그런데 해마다 조금씩 붙은 나이살이라 하기엔 과하게 살이 쪄버려서 이젠 작년 가을에 입던 원피스도 몸에 들어가지 않을 만큼 몸이 불어버렸다. 포털사이트 마다 링크 걸린 예쁜 원피스 사진에 혹해서 클릭했다가 얼마 .. 2016. 5. 26.
나도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다. 옥시에서 만들어서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를 꽤 오래 사용했다. 처음 시장에 출시된 후 동네 매장에 가습기 살균제가 깔린 후부터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이유도 알 수 없는 증상들 때문에 병원이랑 약봉지를 달고 살았다. 아이가 어릴 때는 그 증상이 왜 생기는지도 모르고 감기도 안걸렸.. 2016. 4. 29.
오늘은 투표하는 날 비가 좀 잦아드는 걸 보고 우산을 쓰고 투표장에 다녀왔습니다. 최대한 자신의 권리를 포기 하지 않고, 청장년층이나 노년층이나 국민 다수의 의견이 골고루 반영된 투표결과로 국정이 운영되기를 바랍니다. 아침부터 내내 비가 오더니 이제 비가 좀 그쳤네요. 낮에 가서 투표하고, 그 옆.. 2016. 4. 13.
무관심이야말로 가장 큰 죄다. 연일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기사에 최근 어린이 학대, 살인, 암매장 이런 단어들이 빠짐없이 오르고 있다. 그간 그런 흉악한 범죄가 없다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의 그늘에서 가려졌던 인권유린의 현장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 2016. 3. 21.
열악한 공교육 환경에 화가 난다. 커피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셨더니 속도 떨리고 손도 떨린다. 완전히 머리 끝에 뭔가 올라간 것 같은 상황에서 경상남도 교육청에 민원넣고, 딸이 다니는 학교 교무실에 전화해서 항의하고 오늘 벌써 사고(?) 두 건 쳤다. 작은 도시의 공립고등학교의 사정이란게 참 말이 아니다. 세금은.. 2016. 3. 10.
봄을 기다리며..... 봄이 오고 있겠죠? 곧 매화가 필 거에요. 매화보러 광양으로 가거나, 선암사에 갈 거에요. 그리고 곧 노오란 산수유꽃도 피겠죠. 그럼 산수유 마을이 있는 구례로 떠나고 싶어요. 그 다음엔 하동 쌍계사 십리벚꽃길로 벚꽃놀이를 가고 그 다음엔 하야니 고운 배꽃을 보러 섬진강변으로 갈 .. 2016. 2. 17.
삶은 꼬막 까기 명절이라도 둘이서 차례를 지내지도 않고 식구들 모이는 자리에도 가지 않으니 우리끼리 먹고 싶은 대로 해먹는다. 명절 앞이라 꼬막이 나오지 않다가 토요일에 가보니 동네 마트에서 꼬막을 팔길래 두 팩 사서 삶았다. 딸이랑 앉아서 열심히 까서 꼬막양념무침을 해먹었다. 며칠은 먹을.. 2016. 2. 7.
1월 25일 이틀 동안 물 안나오고, 보일러 고장난 상태로 집안에 있었더니 집도 엉망이고 나도 엉망이었다. 물이 얼어서 나오지 않은 게 아니라, 1층에서 건물주가 리모델링 공사하면서 양수기 관리를 잘못해서 인부가 실수로 전원을 꺼놓고 열쇠 들고 집에 가버리기도 하고 벗겨서는 안되는 피복.. 2016. 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