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03~2009>/<2003>30

우리가 진정으로 2003.08.27 00:17 우리가 진정으로 만나야 할 사람은 그리운 사람이다.한 시인의 표현처럼'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는 그런 사람이다.곁에 있으나 떨어져 있으나 그리움의 물결이출렁거리는 그런 사람과는 때때로 만나야 한다.그리워하면서도 만날 수 없으면 삶에 그늘이 진다.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지극히 사무적인 마주침이거나 일상적인 스치고 지나감이다.마주침과 스치고 지나감에는 영혼에 메아리가 없다.영혼의 메아리가 없으면 만나도 만난 것이 아니다......*To treno fevgi stis okto (The train leaves at eight:기차는 8시에 떠나네)- 노래: Agnes Baltsa- 음악: Milkis Theodorakis- 가사: Manos Eleftherio.. 2024. 10. 28.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 2003년 8월 8일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때- 화양연화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때는 언제일까.....  영화를 보다가 영화 속에 나오는 음악에 매료되어 영화를 보고 난 뒤에 음악이 수록된 음반을 구하여 듣는 일은 있었지만, 음악을 먼저 듣고 그 음악에 이끌려 영화를 보게 되는 일은 드문 일이다.   선물 받은 CD에 수록되어 있던 곡 중 유난히 내 감성을 자극하던 그 첼로 연주곡을 반복해서 듣다가 급기야 언젠가 보다가 끝까지 보지 못하고 덮었던 영화를 찾았다. 영화 '화양연화'를 인터넷 상영관에서 뒤져서 피곤한 밤눈을 비벼가며 보았다.   저 음악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인지 궁금해서였다. 이 미묘한 느낌의 연주곡. 애달프고 시린 것을 담담하고 일상적인 색채로 느껴지게 만든 이 곡이 애절한 것보다 더 나를.. 2018. 8. 29.
차 한 잔 2003. 09.06 고 1 때 집 근처 불교회관에서 어떤 스님께 처음 다도를 배웠다. 동안거 기간 잠시 머물러 계시던 그곳에 자주 들락거리며 풀 내 나는 녹차를 인상 써가며 억지로 석 잔씩 받아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 처음을 시작으로 차츰 그 맛에 익숙해지고 풀 내 나고 무맛처럼 느껴지던 녹차의 향과 맛에 익숙해질 무렵 스님은 동안거 해제가 되어 불교회관을 떠나셨다. 나는 어느 결에 정든 녹차와 그 스님의 배려를 한참을 못 잊어했다. 만화책을 수십 권 시리즈대로 빌려다 놓고 무협 만화를 읽고 독후감을 쓰게 하셨다. 참 엉뚱하셨지만 재밌었다. 그리고 무섭기도 하고 깊은 정이 무엇인지 느끼게 해 주셨던 분이다. 그분이 아니었더라면 난 녹차에 길들지도 못했을 테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야 찻그릇을 제대로 갖춰.. 2015. 12. 1.
조카가 생겼어요! 어제 갑자기 조카가 태어났다는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오빠가 결혼한 지 몇 년만에 아이가 태어났다는군요. 엊그제 서울 갔을 때 연락도 안해보고 왔는데 다시금 그 꼬맹이 보러 서울 나들이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컴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딸을 낳는다는데 신기하게도 아들을 낳았답니다. ㅎㅎㅎㅎ 종일 컴 앞에서 하는 일을 하는지라 필시 딸을 낳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어찌 이런 일이~~~~ 몇 배로 축하를 받을 일이라는데 한 번도 못본 조카녀석이 사뭇 궁금해집니다. 갓난쟁이야 얼굴이 거기서 거기라지만 오빠랑 올케언니가 둘 다 워낙 눈이 커서 도대체 얼마나 눈이 큰 녀석이 나왔을지.... 궁금함을 못견뎌서 오늘 일 마치는대로 가서 보고 올려고 합니다. 의정부로 이사했다는데 서울까지 4시간 반.... 거기서 .. 2003. 12. 24.
주말이 싫어요. 20대일 땐 스트레스를 받으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못 자고 조금씩 말라 들어갔는데, 30대가 되고 나선 스트레스를 받으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미련하게 먹고 배부른 것도 잊고 또 먹는다. 지난주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 이래선 안 되겠단 생각을 굳힐 만큼 체중이 늘었다. 입고 다니던 옷 중에 바지는 맞는 게 하나뿐이니 이대로 퍼지면 몹시 우울할 것 같아 짜증 날 때마다 음식을 먹는 나쁜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주말만 되면 괜히 더 심심하고 우울해지는 주말 우울증이 연말엔 더 심해지는 것 같다. 크리스마스다 연휴다 하면서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는 걸 좋아하지도 않지만, 괜히 그런 모임들이 흔한 시기에 나는 어째 그런 모임 하나 갈 곳이 마땅찮은지..... 대학 동기들과 연락을 끊어버린 후론.. 2003. 12. 20.
자다 깬 새벽 2003-12-16 * 사랑의 묘약 中 남몰래 흘리는 눈물 - 도니제티 컴퓨터를 켜둔 채 잠들었다가 깨어보니 늘 게임을 하던 서버는 정기 점검이라고 튕겨 나와 있고 와서 쌓였던 쪽지는 서버 다운으로 사라졌고, 내가 접속해 있는 줄 알고 대화창을 열었다가 내가 대답이 없어 황당해하는 상대방 혼자 한 쓸쓸한 대화가 남겨져 있었다. 이른 새벽에 깨는 일이 드문데 자다 깼더니 마음이 너무 허퉁하고 쓸쓸하기 짝이 없다. 푸른 새벽, 정적을 깨는 소리도 없었건만 파도에 쓸리던 피로감에 빠져들었던 잠에서 깨고 보니 나를 외롭게 하는 많은 것들이 한꺼번에 몰아쳐 온다. 남은 평생을 이렇게 혼자 깨어서 쓸쓸한 심사를 달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할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차갑게 가슴을 후비고 든다. 새벽녘, 빈 위장이 쓰리고.. 2003. 12. 16.
첫눈 내리던 날 * Yuhki Kuramoto - Lake Louise 서울에 첫눈이 오던 날 새벽 내 핸드폰은 새벽 세 시부터 한 시간 간격으로 문자 오는 소리가 났다. 잠귀가 밝은 것인지 그날따라 예민해서였는지 느지막히 든 잠이 그 소리에 잠깐 깼다가 또 한 시간 쯤 후에 문자 오는 소리에 잠이 깜빡 깼다. 세 개의 문자가 들어왔는데 죄다 눈 온다는 소리였다. 가끔 연락하는 친구 세 명이 차례로 보낸 것. 혹시 여기도 눈 올지 모르니 창문을 열어보라나..... 그 새벽에..... 여긴 따뜻한 남쪽이라 어지간해선 눈이 오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눈이 오면 여긴 비가 오거나 흐린 정도인데 이번엔 날이 차갑고 맑다. 어쨌거나 첫눈이 새벽에 내리는 감회를 나름대로 그렇게라도 전해주고 싶은 마음에 보낸 것이었겠지만 나는 일요일.. 2003. 12. 10.
부부유별 부부유별. 말 그대로 남편과 아내 사이에 別이 있다는 말이다. 陽과 陰이 각각의 역할을 함으로써 합하여 하나가 되는 것처럼, 양인 남편과 음인 아내가 각각의 역할을 하여야만 전체적으로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즉, 남편은 아내의 마음이 자기의 마음과 같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다른 점을 인정하며, 아내는 남편의 마음이 자기의 마음과 같이 되기를 바라지 않고 다른 점을 인정할 때 전체적으로 조화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말은 남편은 자기의 아내와 다른 여자를 구별해야 하며, 아내는 자기의 남편과 다른 남자를 구별해야 한다는 뜻이다. 두 가지 해석이 나름대로 깊은 생각에서 우러나온 것으로 이혼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 번쯤은 깊이 새겨두어야 할.. 2003. 12. 3.
인사동에서.... 홍릉 수목원은 마침 일요일이라 출입이 가능했다. 광릉 수목원만 못해도 서울 시내에서 나무가 있는 길을 산책할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테이크아웃 커피점에서 사들고 나온 카푸치노를 한 모금씩 음미하며 아껴 마셨다. 점심을 얻어먹고 그냥 돌아서기 미안해서 산 커피였는데 그 맛이 며칠째 감미롭게 입안에서 기억되고 있다. 어렵게 시간을 내준 그 친구가 고맙고 늘 퉁명스럽고 쏘아대는 내 태도가 부쩍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더 현실적인 이야기만 툭툭 던져놓고 돌아서며 입안에 머금고 있던 커피의 맛만 각인된 모양이다. 아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즐기며 낙엽을 밟고 색이 곱게 든 단풍잎이며 은행잎을 주워 모으는 고사리 같은 손...... 나는 그 모습을 싱긋 웃음 지으며 바라보고 있었다. 그 한산한 산책을 끝내고.. 2003. 12. 1.
따스함이 그리워지는 계절 2003.11.19. Lara Fabian의 이 노래가 가을 낙엽이 뒹구는 저 거리와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펴놓고 이 노래를 몇 번씩 반복해서 듣는다. 아침을 간단히 시리얼로 떼웠다. 아이를 보낼 시간 즈음 꼭 집 앞을 지나는 야쿠르트 아주머니께 산 신선한 우유에 언젠가 사두고 먹지 않았던 시리얼을 넣어서 아이들 간식 같은 아침을 먹으며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는 동안 또 잠시 난 무척 행복하다. 언젠가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아침에 밥을 주지 않고 시리얼을 주길래 사람이 이런걸 먹고 어찌 사느냐고 밥 달라고 툴툴거렸던 기억이 문득 나서 혼자 웃었다. 나도 가끔은 이런걸 먹고 사는데....... 슬픔에 빠져들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 글을 쓰고 싶은 기분이 들 때 행복감을 느낀다... 2003. 11. 19.
나쁜 년 깨어보니 하늘은 비가 금세라도 쏟아질 듯 흐려져 있다. 아침에 아이를 보내고 자리에 그대로 누웠다. 몸이 얼마나 피곤했던 것인지 좀처럼 길게 자지 않던 낮잠을 밤같이 잤다. 커튼을 다시 열어야 할 만큼 흐린 날씨 때문에 방안은 어두웠다. 배고픈 것도 잊고 그렇게 빠져들었던 잠 속에서 친구와 노는 꿈을 꿨다. 어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한 첩을 먹어보려고 국에다 밥을 한 술 덜어서 말아먹는 중에 갑자기 꿈 생각이 났다. 목이 컥 막히고 통곡처럼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 친구는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동네 살았고 여고 때까지 같은 학교에 다녀서 누구보다 절친한 친구였다. 대학을 가면서 헤어지게 되었지만 졸업하고도 가끔 연락하고 만나는 유일한 친구였었다. 올해로 그 친구를 알고 지낸 지 25년이 되었다. 참 야.. 2003. 11. 5.
내 인생의 컨셉 2003. 10. 10 바람이 제법 거세게 옷자락을 펄럭거리게 했다. 유난히 이 동네는 바람이 드세어서 아주 오래전부터 이 동네에 부는 바람을 'X 바람'이라고 불렀던 것을 이사 와서 살면서야 알게 되었다. 종일 방 안 공기에 침착된 머리를 환기하려고 산책을 나섰다. 돌아오면 커피를 마실 수 있게 커피메이커에 물을 부어놓고, 운동 부족이라 약간의 비탈진 길에서도 헉헉거리는 이 부실한 체력보강을 구실로 십 년 정도 신어본 기억이 없는 운동화도 한 켤레 샀건만 일주일 남짓 슬럼프와 함께 찾아온 환절기 감기를 이유로 뜻한 바대로 하지 못한 것이 맘에 걸려 동네라도 한 바퀴 휘둘러오겠단 생각에서 나선 걸음이었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단정하게 빗었다. 어제 연중행사처럼 찾아가는 미장원에서 머리를 잘랐더니 뭔지 모.. 2003. 10. 22.
............ # by 자작나무 | 2003/10/12 14:06 오후의 햇살이 잔잔한가 싶더니 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차를 한잔 마시러 갔더니 일찍 화실 문을 닫고 나서는 걸음에 목욕하러 가자길래 머리를 감고 말리지도 않고 나왔음에도 슬그머니 따라 목욕탕엘 갔다. 아이가 돌아오기 전이어서 둘이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았던지 평일 낮이 한산한 목욕탕 안에 앉아 두런두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지루한 시간이 다 지났다. 개운한 기분은 좋지만, 목욕탕에서 보내는 시간은 어쩐지 지루하다. 여전히 부러운 언니의 완벽한 몸매, 옆자리에서 뚫어지게 쳐다보기는 그래도 민망해서 흘낏흘낏 훔쳐보아야 했다. 대학 다닐 적에 하숙방을 함께 쓰던 고향 선배 언니와 목욕탕에 갔을 때도 그랬던 것 같다. 170이 넘는 훤칠한 키에 늘씬.. 2003. 10. 12.
바이올린 협주곡 깽깽이 소리 같다 하여 좋아하지 않던 악기가 바이올린이다. 일찍부터 연주곡을 즐겨 듣는 편이라 클래식이라 부르는 서양 음악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바이올린곡만은 피해서 듣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심란하고 마음이 복잡할 때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즐겨듣는다. 정경화가 연주한 그 곡은 그런 내 심기를 오히려 확 뒤집어서 제자리로 놓아주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다른 바이올린 연주자가 연주한 것보다 그녀의 연주를 즐기게 된 것은 대학원생 시절 열람실에서 알게 된 어떤 선배 때문이었다. 연구실이 열악한 인문계열 대학원생들을 위해 마련된 대학원 열람실에서 매일 공부하는 학생 중엔 대부분이 고시를 준비하며 대학원에 적을 두고 있는 학생들이었다. 가끔 금요일 저녁에 함께 술자리를 하거나 하는 일이 있었.. 2003. 10. 10.
가을 산책 2003년 9월 26일 고성을 지나 진주로 향하는 국도에서 삼천포로 접어드는 길을 찾아들면 그다지 차도 많지 않고 인가도 많지 않은 국도가 있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천천히 달리면 기분이 아주 좋아지는 곳이다. 그 길을 달리다 보면 와룡산이 보물처럼 품 고있는 운흥사라는 고찰이 있다. 가는 길목에 크고 작은 저수지를 만나게 되고 저수지에 비친 산 그림자만 보아도 마음이 오롯해지는 그곳에 꽤 오랫동안 사무치게 그리웠던 연인처럼 가보고 싶었어도 쉬이 걸음이 나서지지 않았던 것을 어제 우연히 그곳으로 찾아가게 되었다. 추석 전에만 갔어도 어쩜 홍련이 곱게 핀 자태를 그 저수지 둑 아래 펼쳐진 연밭에서 볼 수도 있었으리라는 아쉬움이 생겼지만, 여전히 그 길목에 보이는 풍경들은 일제히 나를 흥분시켰다. 감기 .. 2003. 9. 26.
하늘빛 그리움 2003. 9. 21 몸살에 감기까지 드디어 환절기에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 감기 걸리면 좀 오래가는 편이어서 내심 걱정스럽긴 하지만 이제 대충 정리가 된 방안을 휘둘러보며 마지막으로 잠들기 전 걸레질을 한 번 하고 나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티브이를 보다 잠들까 하다 문자 들어오는 소리에 슬쩍 들려던 잠이 깼다. 문장이 길어서 세 번에 걸쳐서 정성스럽게 보낸 문자였다. 어떤 내용이든 오늘 안에 낯선 문자가 올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걸 확인하는 순간의 기분은 참으로 묘한 설렘이 있어 상큼하고 좋았다. '인디언의 전설에 의하면 태양과 달이 형제로 태어날 때, 어머니가 죽게 되자 어머니의 육체를 줘서 어머니의 가슴으로 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저 하늘을 수놓은 별들은 저에겐.. 2003. 9. 21.
태풍 '매미' 12일서울에서 동생이 왔다고 집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도 비를 핑계로 방안에서 나가지 않고 있었다. 며칠 방안에 갇혀 있던 아이를 생각해서 이웃집으로 마실을 나갔다.사흘 만에 문밖에 나온 탓인지 바람이 거세지고 있으니 집에 가자고 종용하는 내 목소리가 높아지는 걸 듣고도 아이는 조금만 더 놀자고 자꾸만 보챘다. 한참을 실랑이 끝에 겨우 손목을 붙들고 그 집을 나섰다.가져온 우산을 쓰지 못할 정도로 바람이 세졌다. 정말 태풍이 오긴 올 것인지 아침에  그렇게도 잠잠하던 하늘은 어떻게 변할지 그 기세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란해 보였다.비가 굵어지고 바람이 드세어지는 걸 보고서 문단속을 하고 일찌감치 저녁을 챙겨 먹고 나니 이내 엄청난 바람 소리와 함께 정전되었다. 굵은 초 한 자루를 어디선가 본 기억이.. 2003. 9. 18.
환골탈태 2003. 9. 14 그렇게 해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방안까지 밀고 들어올 것이라는 것도, 지금 내가 이렇게 복잡하게 꼬인 생을 살게 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계절이 아닌 때에 피는 꽃이 없듯이 때를 기다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이치처럼 인생의 꽃도 그러할 것이라 믿어왔고, 힘든 일을 겪을 때도 지금이 이 노선을 지나쳐야 할 때여서 그럴 것이라 여겨왔다. 그 고통이 극심하거나 나 아닌 타인에게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때 느끼는 통증을 제어할 수 없었던 것이 안타까웠을 따름이다. 매미가 성충이 되어 한여름을 울기 위해 4~6년을 땅속에서 유충 상태로 지낸 후 번데기가 되었다가 다시 껍질을 벗고 성충이 되는 변태기를 거치고 그다음에야 다시 껍질을 벗고 .. 2003.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