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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길 위에서<2023>

대방진 굴항

by 자 작 나 무 2023. 10. 28.

2023-10-28

작년 봄 첫 야외 회식 자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멋진 곳이 있다고 잠시 산책 가자고 청해주셨던 B 선생님. 덕분에 작년 삼천포 한해살이가 알차고 행복했다. 봄날에 처음 본 이곳 풍경과 아름드리 큰 나무에 반해서 몇 번이나 찾아갔다. 그리고 꼭 내 딸을 데리고 와서 언젠가 한 번 산책하고 싶었다.

우리가 함께 점심을 먹은 베트남 음식점에서 나온 뒤에 산책할 공원으로 이동하다가 우연히 생각나서 들렀다. 바닷물이 그득 찼을 때와 비교하면 물이 비친 나무와 하늘의 풍경을 충분히 담지 못한 얕은 수위가 조금 아쉬웠다.

 

잦은 왜구의 침입에 대비하여 해전에 쓸 군함을 숨겨두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곳이다. 삼천포 사람들의 전언에 의하면 옛날에 여기에 거북선도 숨겼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 옛날의 군함은 크지 않았으리라.

 

대방진 굴항 앞은 바다 건너 남해 창선도로 이어지는 다리가 보인다. 저 다리가 생기기 전엔 이곳까지 와서 남해에 건너가기 위해 남해 창선도로 건너가는 도선을 탔다. 남해 보리암에 갈 때나 용문사에 갈 때 이 근처까지 와서 배에 차를 싣고 남해로 건너가곤 했다.

 

그 시절엔 스쳐 지나가기만 해서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던 곳이다. 우리나라 곳곳에 이렇듯 스쳐 지나가서 발 딛지 못한 유서 깊고 아름다운 곳이 많겠다.

 

삼천포 용두공원에 풀어놓은 토끼를 보러 가자고 꼬드겨서 지나가는 길에 들렀던 대방진 굴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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