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20~2024>/<2023>

11.18

by 자 작 나 무 2023. 11. 18.

2023-11-18


어제 갔던 카페에 한 번 더 가보고 싶었다. 토요일이어서 어제보다 사람이 많다.

 

이어폰으로 소음을 차단해도 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에 가슴이 울렁거려서 책 몇 장 읽다가 일어섰다. 테라스에서 풍경 사진 몇 장 찍고 멍하니 앉았다가 나왔다. 혼자 온 사람은 오늘도 나뿐이다.

 

 

내가 뭐...... 혼자 이렇게 노는 게 좋아서 매번 이렇게 놀겠어? 나도 사람 눈 쳐다보며 알콩달콩 대화하고 싶지. 책 읽는 게 너무 좋아서 이렇게 노는 거라고 누군가 착각할까 봐 그건 아니라고. 혼자 놀다가 심심하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구름처럼 잠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감정을 물끄러미 쳐다본다. 바람이 살짝 일기만 해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집에 그대로 돌아가는 길이 어쩐지 마음 쓸쓸해지는 시각이어서 동네 분식집에 들렀다. 오래전부터 오며 가며 음식 주문을 하고 짧은 대화라도 주고받던 분식집 사장님께 해 넘기고 멀리 이사한다는 인사 정도는 드리고 가야 할 것 같았다.

 

 

굴떡국 한 그릇 시켜놓고 내 몫으로 한 음식이 양이 많다고 두 그릇으로 나눠서 사장님과 함께 먹었다. 그간 지난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에 또 들르겠다고 인사했다. 전화번호라도 적어가서 가끔 전화하라고 하시더니 이게 마지막은 아닐 거라며 오늘만의 인사라며 잘 가라고 문 앞까지 나와서 배웅해 주셨다.

 

* * 분식 사장님, 그간 정말 감사했어요. 이젠 메뉴판에서 사라졌지만, 그간 늘 맛있게 먹었던 튀김과 김밥은 오래 잊지 못할 거예요. 종종 안부 인사 드릴게요.

'흐르는 섬 <2020~2024> > <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셀프 미용  (0) 2023.11.19
감정 소화 불량  (0) 2023.11.18
전자책? 종이 책?  (0) 2023.11.18
인과응보  (0) 2023.11.18
자가 치유  (0) 202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