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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03~2009>/<2005>

바이러스

by 자 작 나 무 2005. 8. 2.

오늘 시스템 복원을 두 번째 했다. 그래도 프로그램이 전혀 뜨지 않아서 컴퓨터를 두 번이나 때려줬고, 천신만고 끝에 안전모드에서 복원하고 그래도 안 떠서 낑낑거리다 어쩌다 정상 가동은 되고 있지만 불안하다.

 

도대체 원인이 뭔지 모르겠지만 컴퓨터에 좀 문제가 있긴 한가보다. 2002년 여름에 사서 줄기차게 쓰고 있으니 얘가 살짝 맛이 갈 때가 된 것인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인지, 열심히 악성코드 제거하고 바이러스 잡는 프로그램도 돌렸건만 지영이가 '야후 꾸러기' 한다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내가 청소하는 동안 놀더니 그다음에 켜보니 또 안 켜지기를 반복. 내 애간장을 얼마나 태웠는지 모른다.

 

컴퓨터를 쓰지 않아도 작동이 안 되면 이상하게 순간적으로 한쪽 귀가 들리지 않거나 실명한 기분이 든다. 세상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속내를 드러내고 마음을 보여주고 말을 주고받는 유일한 공간이다 보니 내 몸 상한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로그아웃하고 나면 또 안 켜질지도 모른다. 그럼 정말 한동안 컴퓨터는 딱 접고 애 데리고 힘닿는 데까지 놀러 다닐 참이다. 어제 대구까지 가서 미류나무 님 못 만나고 와서 아쉬웠다. 연락처 알았으면 경산역 지나기 전에 문자라도 보냈을 텐데 다시 가기 쉽진 않을 텐데 좀 아쉬웠다.

 

연구 모드로 돌입하지만 않으셨다면 썬 님 찾아 울산으로 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도 아쉬웠고, 체력과 과도한 지출로 인한 출혈에 대한 고민이 없었더라면 아이가 그토록 원하던 롯데월드도 데려가고 서울에서 며칠 묵으며 블로그 친구들도 더러 만났을 텐데 그도 아쉬웠지만 이미 모든 상황은 종료되었다.

 

내 옆구리 살은 놀러 다니는 동안 슬슬 정상치의 비만 상태로 복원되고 있다. 내 컴퓨터 속도도 엄청 느려지고 문제가 많지만, 무척 바쁜 것 같은 남동생 붙들고 네트워킹으로 뭐 어떻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기가 이제는 민망해서 이번에 안 켜지면 A/S를 부르거나 이참에 중독된 담배 끊듯 인터넷 중독을 끊어볼까도 생각한다.

 

후자는 실천 불가능에 해당하므로 가상의 언질일 뿐이다. 물론 반드시 끊어야 할 이유가 생기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아직 (많이 물렸지만) 이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는 통로를 차단하고 싶진 않다. 자고 깨어나서 오늘과 같은 증상으로 컴퓨터가 정전사태를 빚을까 봐 끄기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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