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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독일 <2013>

바이에른 주, Harburg

by 자 작 나 무 2014. 6. 21.


이 동네 날씨는 맑았다가도 금세 흐리고 비가 왔다가 개기를 반복한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자동차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비올 때마다 다행스럽게 생각되었다. 아무리 짐을 적게 꾸리고 나왔어도 한 달 돌아다니다보면 뭐든 늘게 마련이다. 그 짐을 끌고 애 데리고 다닐려면 비오는 날은 꼼짝 못하거나 더디게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먼 구간을 이동할 때는 시간이 많이 걸려 좀 힘들긴 하지만 맘 내키는대로 움직일 수 있고, 비 오면 휴게소 찾아가서 따뜻한 커피도 한 잔 마실 수 있어서 좋았다.




Harburg 에 들어서자 저 언덕에 우리를 오라고 손짓하는 듯 성이 보였다. 여기선 저 성만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우리가 가진 정보는 중세의 모습이 잘 보존된 마을이란 것 뿐이었다.




오후 4시 정도 도착했더니 관광안내소의 안내 업무가 끝난 모양이다.










이런 길이 참 좋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흰토끼가 나올 법한 곳이다.




교회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언덕진 곳으로 오르니 동네가 내려다보이기 시작했다.
뭔지 모르게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이 든다.


















성의 뒷문이다. 멀리서 성만 보고 쫓아와서 성의 뒷편 길을 찾아 올라온 것이다.
나는 어쩐지 오래된 길이나 담벼락, 낡은 나무 계단도 다 좋았다.
딸은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며 얼른 다른 입구를 찾으란다.


















문득 이 사진을 펼쳐놓고 보니 몇년 쯤 지난 뒤에 이 길을 다시 밟아서 돌아와보고픈 생각이 든다.
샌드위치와 음료를 준비해서 이 언덕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며 점심을 먹고 성 한 바퀴 돌면 좋겠다.
옛날이야기처럼 이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와 함께..... 




계속 비가 내렸지만 나무터널 사이는 우산없이 걸을 수 있을 정도였다.










잘 모르지만 성 구경은 월요일은 휴관이라고 써놓은 것 같다. 하필 월요일이다. 어쩐지 조용하다. 




외관만 둘러보고 가도 어떠랴. 그냥 가는 것보다야 낫지.










































































하부르크 성에서 가장 반가웠던 곳은 이곳이다. 갑작스런 복통에 어찌할 바를 모르던 나를 안정시켜준 곳. 휴관일이지만 열어놓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던 화장실.


 






















처음 잘못 찾아들었던 그 뒷문으로 나왔다.


















거꾸로 매달려서 느리게 사는 달팽이. 나는 나이가 들수록 현실에 대한 일탈을 갈구하게 된다.
붐비지 않아서 한적하게 길을 걸으며 생각하고 즐길 수 있었던 Harburg였다.
























로마로 향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