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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5>

9월 7일

by 자 작 나 무 2015. 9. 7.

9월 7일

지난주부터 저녁에 딸 공부하는 것 지켜보느라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서 일주일간 집안에서만 지냈더니 자꾸만 필요 이상의 음식을 먹게 된다. 오늘부터는 오후에 햇살이 좀 가라앉는 시간 즈음에 나가보기로 했다. 오후의 햇살이 아직은 뜨겁다. 벼와 과일이 마저 익어야 하니 좀 뜨거울 때다.

 

그래도 모자도 쓰지 않고 그냥 햇볕을 쬐는 게 좋아서 그늘 없는 바닷길을 한 시간 넘게 걸었다. 오랜만에 걸었더니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다. 평소에 걷던 길을 거슬러 간 지점으로 버스를 타고 가서 평소 걷던 코스를 거꾸로 걸어 나왔다.

  

 

 

 

어지간해선 끝까지 가보기 힘들었던 자전거도로 끝에 낯선 리조트가 생겼다. 개인 소유지가 아니었던 도로까지 점유해서 만들어진 리조트가 그다지 달갑진 않았다. 시에서 살림을 이따위로 잘하신다. 고맙게스리.....

 

 

 

자전거 도로에 진입해서 바닷길을 걸으려면 어쩔 수 없이 이 리조트를 통과해야만 한다. 그 근방에 골프장도 지어놨고, 그 골프장 깊은 골엔 꽤 규모가 큰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거 짓느라고 영운리 바닷가 생태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텐데..... 요즘은 돈만 있으면 뭐든 다 대충 덮어버리고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버려서 그러려니 해야 하나 싶지만 속이 갑갑하다.  

 

 

 

 

 

 

 

 

 

 

 

 

 

 

 

 

 

 

 

 

 

 

 

 

 

 

 

4.5Km 정도를 시멘트 발린 길을 걸었더니 다리도 아프고 발바닥도 아프다. 함양 상림 같은 길이 근처에 있으면 좋겠다. 숲과 그늘과 흙이 있는 길이 아쉽다.

 

바람도 좋고 볕도 좋은 오후에 걸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돌아와서 저녁 해먹이고 딸 시험공부 봐주고, 손가락 다쳤다고 엄살 부려서 씻겨주기까지 했다. 바람을 쐬고 들어왔더니 그래도 기운이 난다. 아직 내 손길을 필요로 하는 딸이 있어서 좋다. 

 

오늘도 콩나물 한 봉지 더 사다가 콩나물 불고기를 해 먹었다. 부추도 좀 넣고 팽이버섯도 좀 넣었더니 더 맛나다. 입맛 없다던 딸이 밥을 아주 맛있게 잘 먹고 저녁 내내 쫑알거렸다. 공부가 좀 하기 싫은 모양이다.

 

카메라에 시간 세팅을 다시 해야겠다. 시간 세팅이 잘못되어 있다. 잊지 말고 다음 사진 찍을 땐 꼭 바꿔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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