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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길 위에서<2016>

함양 용추계곡 물놀이

by 자 작 나 무 2016. 8. 18.

휴가여행으로 제주에 다녀왔으나 물놀이를 못 한 것이 한이 된 딸이 물속에 못 들어간 지 몇 년이나 지났다며 툴툴거렸다. 지난 여행 사진들을 챙겨보니 정말 물놀이 안 간 지 꽤 되었다. 초등학교 6학년이었을 때 제주 논짓물에서 태풍 오기 전날 아주 짧게 물놀이를 즐겼다. 그 이후엔 정말 물놀이를 같이 간 사진이 없다.

 

8월 4일

딸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함양 용추계곡으로 물놀이를 하러 갔다. 증거 사진 없이는 절대로 안갔다고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소질이 있는 까닭에 꼭 증거사진을 확실히 남기고 기록해둬야 한다.

 

학교 보충수업 마치고 잽싸게 갔지만 그래도 계곡에 도착하니 꽤 늦은 시각이다. 달리 늦은 시각이 아니라 노는 데는 끝내주게 체력 좋은 딸이 지치도록 몇 시간씩 물에서 놀기엔 늦은 시각인 것이다.

 

 

용추산 자연휴양림 있는 곳까지 올라가면 이렇게 물놀이하기 좋은 곳이 있다. 제주도 바닷가에서 한여름에 물놀이하다가 쐐기와 해파리에 쏘여서 곤혹을 치른 기억이 있어서 날 더울 땐 바닷물에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수영도 못하지만 바닷물에 들어갔다가 끈적한 걸 씻어야 할 때 따끔거리는 느낌도 별로다. 바닷가에서 나고 나고 자란 나는 해마다 여름방학이면 가족들과 함께 비진도 해수욕장에서 놀았다.

 

무조건 들고 물에 빠뜨려버리는 고약한 수영강습법 때문에 식겁하고 수영을 배울 수가 없었다. 우리 집 대문 열면 바로 바다가 보이는 해변에 살았음에도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하는 것은 그 덕분이다.

 

 

오후 4시쯤이라 계곡에 그늘이 드리워졌고 차가운 계곡 물에선 햇볕 없는 시간엔 오래 놀기가 어렵다. 물속에 오래 있으면 생각보다 춥다. 더위를 피하려고 왔으니 춥거나 말거나 입수~!

 

보트에 바람 넣고 출격!

 

 

물이 그리 깊지 않다. 약간 깊은 곳도 있지만 키 큰 딸이 놀다가 빠져서 허우적거릴 깊이는 결코 아닌 얕은 자연 풀장이다.

 

물이 차가워서 보트에 몸을 얹고 발만 퐁당거리며 완전 신난다는 표정이다.

 

 

 

 

 

 

 

 

딸은 신선놀음에 빠져서 유유자적 잘 놀았다.

 

덩치만 컸지 옆에 다른 보트에 탄 꼬맹이들과 별 다를 바 없었다. 다만 나는 뒤에서 밀어주지 않아도 된다는 게 차이점~

 

다른 보트에도 그 사이 바람을 넣었다. 새로 바람 넣은 보트를 냉큼 집어갔다.

 

 

카메라 들이대는 줄 어찌 알고 포즈도 취해준다.

 

 

앞으로 뒤집었다 뒤로 뒤집었다 자세를 바꿔가며 신나게 보트를 탔다.

 

적당히 놀았다 싶을 즈음에 보트에 옵션으로 딸려온 물총을 끼웠더니 더 신이 나서 물속에서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슬쩍 햇볕이 저 만치 물러나고 나니 물에서 노는 사람들이 줄어들었다.

 

우리가 꿋꿋이 놀고 있으니 뒤늦게 도착한 가족들이 튜브를 들고 물에 들어왔다. 우리만 남아서 정말 썰렁해질 뻔했는데 다시 신난다~~

 

 

 

 

 

 

 

 

 

 

 

 

텐트 치고 고기 구워먹는 분들이 많아서 고기 굽는 연기로 계곡이 온통 뿌옇다. 고기 냄새를 맡은 딸이 저녁으로 꼭 고기를 먹자 한다.

 

 

 

 

 

블로그 친구 '소정이네' 덕분에 알게 된 용추계곡에서 그날 하루 아주 신나게 물놀이를 했다. 고등학생인 딸이 언제 또 물놀이를 가자고 할지 모르겠지만 또 기회가 있다면 이곳에서 튜브나 타고 동동거리며 여름 한낮의 더위도 잊고 물놀이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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