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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1>

7월 16일

by 자 작 나 무 2021. 7. 16.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서

PCR 검사를 받으러 갑자기 가게 된

A가 나에게 쪽지를 보냈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유일하게 한 시간 빈 시간까지

꽉 채워서 대강을 부탁하고 갔다.

 

말이 부탁이지 그냥 통보하고 가버린 거다.

 

나 정말 오늘 업무가 많아서

입에서 불이라도 뿜을 지경이었는데.......

 

왜 다른 사람 찾지 않고 나한테?

괘씸해도 생각뿐이지 따질 수도 없지만,

오늘 너무 힘들어서 솔직히 좀 화가 났다.

 

나쁜 시키

나 대학원 다닐 때 입학해서

나이도 4살이나 어린 게

나를 동갑쯤 되는 줄 알고

참 패기 넘치게 작업 멘트를 날렸던 것을

얼굴 본 순간 바로 기억해냈다는 걸

모르겠지?

 

눈이 이마 꼭대기에 붙었던 시절,

내 인상은 날카롭기 짝이 없어서

우연히 길 가다 말을 거는 남자는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기억하고 말고.

 

그 바람에 퇴근하고 김밥 두 줄 해 치우고

한 끼 식사로 거뜬한 참외 하나 깎아 먹고

에그 드랍에서 폭신한 미스터에그까지

주문해서 먹어치웠다.

 

저녁을 그렇게 먹어서

뱃살만 풍만해졌다.

 

오늘 내 넘치는 식욕은

간신히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던 내게

생각지도 못한 일거리를 던져놓고

가버린 A부장 탓이다......

마법에 걸려서 그런 게 아니라고~

긍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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