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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1>

사마귀

by 자 작 나 무 2021. 7. 17.

한동안 연이어 비가 내리다가 갠 그날은 하늘에 구름이 몽글몽글 그대로 그림이 되었다. 운동장에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작은 행사가 열렸고 스탠드엔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 속에 나도 멍하니 서서 하늘을 보다가 스탠드 위에 있는 작은 사마귀를 발견했다. 큰 사마귀는 어쩐지 무서운데 이 작은 것은 어쩌면 이렇게 예쁜지....... 하늘에 뜬 구름 사진 한 장 찍다가 사마귀 사진도 한 장 찍었다.

 

곧 웅성임과 함께 그 작고 무해한 생명체를 발견하고는 누군가가 지레 겁먹고 밟아 죽여 버렸다. 그냥 다른 곳으로 가게 보냈으면 좋았을 텐데 말릴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소란을 떨고 밟아버려서 저 사마귀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잠시 내 휴대폰 카메라에 담긴 것이 마지막이었다. 

 

모이면 왜 그렇게 쉽게 흥분하여 행동하는지, 무고한 생명을 제거할 권리는 누가 준 것인지, 약육강식의 동물원일 뿐인 세상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더 다듬어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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