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바람 없이는 견디기 힘들던 날씨도 때가 되니 거짓말처럼 시원해진다. 때를 기다려야 한다. 때를 기다리면 된다.
준비 없이 시간만 보내다 맞는 이 시간은 두려움 그 자체다. 습관처럼 해 오던 것을 뒤로 미루고 먼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더니 일거리와 걱정만 눈더미처럼 불었다.
딸에게 손 가는 일이 없어지니 내 시간도 많아지고 여유도 생겼지만, 그 덕분에 힘들어도 쫓아가던 걸음에 힘이 빠져서 가끔 천천히라도 걸어야 할 길에 멈춰서 멍하니 섰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누군가를 내 삶에 들일 수 있을까. 누군가와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을까......
이만큼 살아낸 것에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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