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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5월 25일, 동네 맛집 찾기

by 자 작 나 무 2022. 5. 26.

오늘은 처음으로 오후에 저녁 약속도 있는데 점심 메뉴는 평소와 달리 왜 이렇게 푸짐한지......

 

이웃 학교에 원정 경기 가서 받은 간식은 또 어찌나 넘치는지......

 

나처럼 혼자 객지 생활하는 직장 동료와 동네 맛집을 찾아갔다. 1차 맛집 탐방 가게로 정한 베트남 쌀 국숫집은 쉬는 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문을 열지 않아서 다른 곳으로 가야 했다.

 

 

그 동네 근처 다른 가게를 얼른 탐색해서 쪼르르~~ 배달 안 되는 베트남 음식점 한 곳을 점찍어 둔 곳이 있었다.

 

혼자 식사하면서 가끔 배달 음식을 먹는데 그중에 우리 동네에서는 흔하게 맛볼 수 없는 이국적인 음식점 메뉴를 즐긴다. 그간 배달 주문해서 먹은 쌀국수며 베트남쌈 등의 메뉴가 상당히 괜찮아서 직접 가서 먹어보려고 했는데 손님이 드문 평일에 한적한 동네여서 그런 것인지 브레이크 타임이 지나도 더 늦게 문을 여는 모양이다.

 

 

나의 말동무 길동무 맛집 동무까지 해준 S.K선생님. 울산 여행 가서 대왕암 공원 화장실에서 떡하니 마주친 우연까지..... 우린 참 대단한 인연인 듯~ ㅎㅎㅎ

 

내가 무려 13살이나 많다. ㅠ.ㅠ 

그래도 세대차 느낄 정도는 아닌지 나를 언니라고 부르면서 흔쾌히 같이 놀아준다. 주중에 한 번 아들과 남편이 있는 집에 다녀오고 주말엔 반드시 집에 돌아가니까 자주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건 아니다.

 

이전에 주문해서 자주 먹은 베트남 쌀국수와는 다른 비주얼이다. 맑은 국물 쌀국수 밖에 못 본 내게는 생소하다. 그런데 얼큰한 게 국물 맛도 괜찮다.

 

8,000원짜리 분짜 양이 엄청나다. 애초에 찾아가려고 했던 그 베트남 쌀 국숫집 소고기 쌀국수는 8,000원인데 이곳은 소고기 쌀국수가 7,000원이다.

 

분짜는 라이스페이퍼에 저걸 골고루 싸서 소스에 찍어먹다는데 그간은 피시소스를 끼얹어서 먹는 분짜만 먹어서 모르던 방법이다. 쌀종이에 상추 깔고 채소 섞어서 고기 한 점 얹고 돌돌 말아서 종지에 담아준 소스에 푹 적셔서 먹었다.

 

과한 점심에 과한 간식까지 넘치게 먹은 다음이었는데도 식탐이 발동할 정도로 새로 개척한 저 집 음식은 입에 맞았다. 이 정도면 가성비와 맛도 다 훌륭하다.

 

사진 찍어서 딸에게 보냈다. 같이 한 번 가서 다른 메뉴도 같이 먹어보자고 권했다. 성공~

 

올해 기회 닿는 대로 이 집에 더러 들러서 분짜와 다른 메뉴도 골고루 먹어볼 참이다. 음식점 내부는 허름하지만 음식은 나무랄 데 없다. 기대 없이 들러서 편하게 한 그릇 먹고 갈 수 있는 곳으로 점찍었다.

 

오랜만에 새로운 음식점에 들렀다가 기분 좋아진 지인과 소화될 때까지 좀 걷기로 했다.

 

전날 혼자서 장장 2만 걸음 걷고 우연히 발견한 전원주택에 예쁘게 정원을 가꾼 그 댁 주인이 어떤 분인지 궁금하다고 이야기하며 걷다가 계획에도 없이 그 먼 곳까지 함께 걷게 됐다.

 

신기하고 예뻐서 찍어놓은 파란 식물의 이름을 여쭸더니 집주인께서 안으로 우리를 청하셔서 그 식물로 만든 빗자루를 보여주셨다.

 

닭이 사는 집 이름이 꼬꼬네 집 꼬꼬댁이다. ㅎㅎㅎ

 

우리가 재밌어하니까 안주인께서 다른 것도 막 보여주신다.

 

향기가 진동하는데 그 향기의 근원은 삼색 인동초였다. 저렇게 세 가지 색으로 꽃이 섞여서 피는 식물이 흔하지는 않을 텐데 신기한 것이 향기는 또 얼마나 좋은지......

 

젊은이들이 마당 구경한다고 집주인께서 큰소리로 대화하시길래

"저희 젊은이.... 아.... 닌.... 듯한데요. ㅎㅎㅎ"

 

나이 오십이 넘었다고 하니 그 나이에 아가씨처럼 그렇게 입고 다니면 안 된다고 나무라신다. 아가씨인 줄 알았다며 놀라운 표정으로 우릴 쳐다보셨다. 같이 간 분이야 한참 젊은 나이니까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나날이 나이 먹어서 시들어가는 기분이 드는 내게 그런 말은 어쩐지 고맙기까지 했다.

 

다음에 와서 또 구경도 하고 산에서 내려오는 물도 마시고 가라고 하셨다. 이제 그 산책길에 마주치면 인사할 사람이 생겼다. 혼자는 머쓱해서 바깥에서 꽃 사진만 찍고 갔는데 한 사람 더 있다고 스스럼없이 인사 나누고 이런저런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게 참 새삼스러웠다. 혼자인 게 뭐라고 여러모로 참 많이 위축되어 사는구나......

 

오늘도 토끼도 보고 싶고, 그 집 마당에 핀 고운 꽃도 보고 싶지만, 그간 쌓인 피로가 가시질 않아서 일찍 푹 자야겠다. 산책하러 가고 싶은데 눈꺼풀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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