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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6월 27일

by 자 작 나 무 2022. 6. 28.

 

비오는 날 동네 공원 토끼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 세상에 걱정거리라고는 없는 사람처럼 그냥 둬도 풀 뜯어먹고 비도 맞아가며 잘 살고 있을 토끼 걱정도 한다는 게 웃겨서 공원에서 혼자 웃었다.

 

 

 

우산 쓰고 혼자 휘적휘적 걷다가 집에 돌아가도 옷이 젖지 않아서 좋다. 차가 없었더라면 비오는 날 우산 받쳐들고 걸었어도 습기 가득 머금은 옷이며 몸이 무겁고 찝찝해졌을 테고 나가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아서 갑갑했을 거다.

 

약속 시간 한 시간 전에 이렇게 혼자 놀다가 갈수도 있으니 참 좋아.

 

셋이 모여서 마라탕집에 갔다.

 

오늘 처음 마라탕 드시는 분은 고기도 추가하셔서 우리에게 나눠주셨다.

 

나는 온통 채소로 채워서 내 입에는 깔끔하고 좋았다.

 

두 분을 모시고 내가 자주 산책하는 공원에서 부슬비를 맞으며 걸었다. 

 

한 분은 일터에 모셔다 드리고 자주 어울려 노는 S.K샘이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대서 아이스크림 한 사발씩 먹고 밤늦게 바닷가에 있는 불켜진 리조트에 가서 조금 더 걸었다. 영화 러브어페어 OST가 리조트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다. 잠시 시간도 공간도 잊고 멍하니 밤바람을 즐겼다. 

 

월요일인데도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그 리조트엔 손님으로 많아서 신기했다. 그 리조트에 있는 극장에서 문화의 날에 영화를 한 편 더 보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

누군가와 함께면 괜찮다가 계속 정신이 혼미해지도록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우울감이 혼자 있는 순간에는 걷잡을 수 없이 밀려와서 순식간에 나를 황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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