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20~2024>/<2022>

6월 28일

by 자 작 나 무 2022. 6. 28.

 

어제 밤늦은 시각까지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늦게 잠든 탓에 오후엔 힘들었다. 그래도 퇴근 무렵엔 또 어딘가 가고 싶고 누구든 만나고 싶었다. 오늘은 만날 사람이 없다. 

진주와 사천 경계 지점에 있는 '강주 연못'을 찾아서 같이 가자고 운을 띄웠다. 비 오는 날도 걷기 좋다는 후기를 읽고 거기라도 가보고 싶었다.

 

동네 김밥집에서 김밥 두 가지를 포장해서 딸에게 가져다주고 잠시 얼굴 보고 혼자 연못 공원에 갔다.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두레박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서 힘들었던 때를 생각해냈다.

연꽃은 더러운 물에서 핀다고 나에게 던진 한마디, 그 말을 했던 그분도 위선자였다. 결국 내 온몸에 피가 나도록 우물 벽을 기어올라가서야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그런 것에 집착했을까. 절대적인 것, 궁극적인 것, 그 너머에 있는 진실이 뭔지 꼭 알고 싶었는데 아는 척만 하고 이론만 난무한 위선자들이었다. 적어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뭔가를 그때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0대, 20대에 만난 스승도 아닌 선생들의 실망스러운 행태를 보고 실천하지 못하는 이론가들에 일찍 질렸다.

 

 

연꽃을 보고 생각한 것이 그런 것이라니. 절대적으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 목숨을 걸고 손을 내밀어도 잡아주지 않고 외면하고 오히려 제 욕망에만 충실한 종족의 위선에 내 고개가 삐딱해졌다.

'흐르는 섬 <2020~2024> >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해 창선도에서 바라본 일몰  (0) 2022.06.30
6월 마지막주 수요일  (0) 2022.06.30
6월 27일  (0) 2022.06.28
오랜만에 함께 보낸 일요일  (0) 2022.06.26
딸과 함께 첫 시외 나들이  (0) 2022.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