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과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같은 상황을 반복하는 재앙을 막기 위해 진화한 뇌의 시스템이라고 말한다. 그걸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뇌의 작용을 위해 잠을 자야 하는 거다.
자아는 꿈과 다를 바 없다는 과학적인 해설에 고개 끄덕여진다.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언어로 수긍하게 하는 이런 책이 재밌다. '자아는 실체가 없는 허상이다.'라고 말하면 형이상학적이라고 반박하고 입꼬리를 비트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
나에겐 잊기 위한 잠이 필요하다. 감정 반응 유연화 작업. 그래서 최대한 일찍 잔다.
어떤 사과도 받지 못했다. 얼마나 비인간적인 인간이 인간을 가르치는 자리에 있는지...... 이 아이러니한 세상은 코미디 쇼다. 이런 과정 없이는 가닿을 수 없는 기억의 담벼락 앞까지 반복해야 하는 쳇바퀴. 어떤 기억이 촉발한 감정이 몸을 지배한다.
억지로 저녁을 꾸역꾸역 먹었다. 몸을 혹사하는 꼴이 될까 봐 일부러 챙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은 것은, 어쩌면 반대급부의 욕망이 너무 강한 탓일 수도 있다. 너무 납작하게 눌러버렸거나, 상황에 따라 무시해 버린 감정의 반란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