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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제주 여행

수월봉에서 본 일몰

by 자 작 나 무 2010. 8. 30.

 

 

7월 29일

 

차귀도쪽으로 가다가 일몰을 보러 수월정에 올랐다. 좋은 카메라 가진 사람들이 자리 차지하고 열심히 사진 찍는 틈에 끼어 디카로 나도 열심히 해 떨어지는 광경을 찍었다. 그냥 그 느낌들을 그 순간들을 간직하고 싶었다. 너무나 짧은 순간에 사라져버리는 여운을 붙들어두고 싶었다.

 

 

 해무가 일어오는 해변은 정말 환상적이다. 해질녘 바다를 보며 달리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유명한 올레 코스 중 하나인 수월봉 가까이에 수월정이 있다. 수월정에 오르니 그다지 높지 않은데도 바다며 반대편 동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멀리 큰 바람개비들이 돌아가는 모습이 내겐 동화의 한 장면같이 보였다. 내겐 저것이 이상한 나라에 있는 큰 바람개비로 보였다. 해안을 따라 가까이 난 좁은 길을 따라 어느날은 지치는 줄 모르고 정처없이 걸을 수 있을까......

 

 해가 진다. 어느 바닷가에서 보았거나 해가 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렇게 서운할 수가 없다. 보길도에서 보았던 일몰이나 욕지도에 다녀오면서 배 위에서 보았던 일몰이나 모두 바다가 해를 삼켜버린다. 저 너머 해가 뜨는 곳으로 따라가고 싶어진다. 

 

어릴 적 집 앞 바닷가에 앉아서 그런 생각을 했을까. 바닷가에서 해지는 것을 볼 때면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된다. 저 너머로 쫓아가고픈 아쉬운 마음을 주머니 안에 손을 푹 찔러넣고 꾸욱 침과 함께 삼켜야 하는 기분. 모처럼 정든 친구가 떠나는데 어차피 떠나야 할 사람이라 가지말라는 말 한마디 할 수 없는 심정으로 이별을 해야 하는 어린 마음처럼 해지는 것을 보면서 유년시절 느꼈던 서글픔 감상에 빠져들곤 한다. 

 

 

 

 

 

 저 붉은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자리를 떴다. 가만히 보고 서 있으면 더 섭섭한 기분이 들 것 같아서 바닷가쪽으로 더 달려보기로 했다.

 

 

흔들리는 손끝으로 멀리 수월봉을 찍었다. 이렇게 아쉬운 사진을 남기게 되면 꼭 다음에 그 자리에 다시 가게 된다. 또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 길위에 서서 수월봉을 바라볼 날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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