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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남은 가을 따라잡기

by 자 작 나 무 2024. 11. 26.

2024-11-26

단골집
국립세종도서관 스마트 반납 서가엔 책을 꽂기만 하면 반납처리가 된다. 신기하고 재밌어서 일부러 여기에 꽂아서 매번 빌린 책을 반납한다.

오늘은 여행책을 몇 권 빌렸다. 도서관에서 나오기 전에 빌린 책 중에 국내여행 책을 펴서 이 일대 지도부터 살폈다. 매번 가는 호수공원, 중앙공원, 도서관, 수목원 외에 조금씩 지리도 익힐 겸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은 어딘지 몇 곳씩 메모했다가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오늘 찾아온 곳은 공주시에 있는 ‘엔학고레’라는 카페. 아담한 저수지 앞에 있고, 잎이 지기 전엔 상당히 아름다웠을 것 같은 큰 은행나무가 있어서 단풍놀이 철에는 주차하기 어려웠을 것 같은 곳이다.

 

엔학고레 : 목마른 자의 샘, 부르짖는 자의 샘물

언젠가 Sns에서 본 적이 있고,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혼자 가기 싫어서 잊고 있었던 곳이다. 오늘은 흐리고 비가 슬슬 뿌리는 터라 조금만 더 지나면 어떤 단풍도 보기 어렵겠다 싶어서 나섰다. 이미 이 저수지 앞에 단풍든 키 큰 은행나무 잎도 다 떨어져서 조금 아쉽다.

저수지가 보이는 2층에 자리잡고 ‘알밤라떼’를 주문했다. 평소엔 썩 즐기지 않지만, 이 카페에서 나름 특별한 메뉴인 것 같아서 주문했다.

마시다 보니 알밤향이 고소하게 입안에 퍼지고 달달한 게 전신으로 스며드는 맛이다. 와~ 달다. 내 입엔 너무 달아서 한 번 맛본 것으로 족하다. 그래도 단 것 한 잔 마시고 나니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카페 옆자리, 창밖, 어디를 봐도 커플로 가득한 평일 오후에 알밤라떼 한잔으로 충전한 나는 꿋꿋이 혼자 앉아서 본의 아니게 옆자리에 앉은 커플의 여행 계획을 담담하게 듣고 있다.

내년에 이 숲에 다시 새잎이 돋고 푸릇푸릇해지면 딸 데리고 와서 예쁜 사진이라도 찍어줘야겠다.


이제 곧 찾아들 겨울, 아직 남은 가을 사냥을 다니겠다는 결심을 너무 늦게 했다.

 

 

카페에서 나와서 저수지 한 바퀴 돌아나오니 비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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