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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Matrix

by 자 작 나 무 2024. 12. 6.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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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러닝머신에 TV 프로그램에 켜져 있어서 여자 연예인 넷이 여행 다니는 프로그램을 보게 됐다. 남자 친구가 없으면 여자 친구 여럿이 함께 놀러 다니는 것도 좋겠다. 딸이 절친과 놀러 다닐 때 나를 끼워줄 리 만무하겠지만, 내가 운전사 하고, 지갑도 열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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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에서도 헬스트레이너와 어떤 사람이 내 옆자리 기구에서 운동은 하지 않고 내내 불법 계엄과 관련한 이야기만 했다. 뭘 해도 집중이 안 될 만큼 다시 이 사회에 어떤 바람이 크게 불 것이 염려되어 여전히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꼭 내일모레 지구가 멸망이라도 할 것 같은 폭풍 전야 같은 긴장감이 사회 곳곳에 그림자처럼 함께 꿈틀거린다. 혹자는 국가가 어떻게 되든 관심 없다고 하고, 혹자는 어떻게 그런 짓을 하고도 그 자리에서 버젓이 권력을 휘두르게 두느냐고 열을 낸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도 국가가 어떻게 되든 관심 없는 사람에겐 나도 관심 없다.

 

내게 당장 불이익이 떨어지지 않아도 나를 둘러싼 모든 생명체가 불행하고 아프면 나도 행복하지 않다. 딱히 생각한 것도 없는데 너무 생각을 많이 한 사람처럼 머리가 터질 것 같다. 

 

익숙하고 편안한 사람에게 기대고 싶다. 마음이 편하지 않으니 익숙한 것에 기대고 싶어진다. 고향 동네 시장 한 바퀴 돌고 붕어빵도 사 먹고, 우리 동네에서 흔한 싱싱한 굴도 좀 먹고 싶다. 향수병이 나날이 깊어지는 심란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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