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9일 불국사를 보고 석굴암 올라가는 길은 주차장으로 이어진 길부터 밀리기 시작했다. 하늘은 비가 언제라도 쏟아질 듯 흐렸지만 기분은 좋았다.
석굴암 주차장에서 암자가 보이는 곳까지 이어진 길을 걷는 동안 수 많은 가족들이 삼삼오오 다정하게 그 길을 걷는 모습을 보았다. 역시 5월은 가족들과 함께 여행하는 달이라는 생각을 했다. 석굴암 마당에서 한 시간 이상 긴 줄을 서서 지치기 전까지는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던 지영이.
줄 서서 한 시간 넘게 차례를 기다리다 지쳐서 중간중간 교대로 앉아서 잠시 쉬곤 했다. 다리 아파서 지친 사람들이 많다.
드디어 암자가 눈에 보일 만큼 줄이 줄어들었다. 우리보다 더 늦게 온 분들은 더 긴 줄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금이라도 일찍 나선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 긴 줄에 서서 기다려야했다면 그냥 가자는 말을 해야했을지도 모른다. 저 법당 안에 들어가서 책에서나 본 적 있는, 혹은 수학 여행때나 슬쩍 스쳐가며 보았던 석굴암 내부를 잠시 보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경주 여행 온 사람들의 절반은 거기서 줄을 서 있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천천히 둘러볼 기회는 없었다. 줄 서서 대기하고 있는, 뒤를 이어 차례대로 들어오는 사람들의 행렬에 밀려서 그 긴 줄에 서서 한 두 시간씩 기다리고도 아주 짧은 몇 분 동안 그 곳을 스쳐지나가듯 보아야 했던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약간은 실망했던 지영이가 법당 밖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석굴암을 사진이 아닌 눈으로 본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색색이 곱게 걸려 있던 연등과 그보다 더 곱게 피었던 철쭉이 오히려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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