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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03~2009>/<2005>

장밋빛 인생

by 자 작 나 무 2005. 8. 25.

최진실을 앞세우고 KBS에서 새로 시작한 드라마 '장밋빛 인생'을 어제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몇 장면보다 채널을 넘겼는데 오늘 아이를 재우면서 누운 자리에서 마침 그 채널이 나오길래 보다 보니 참 기가 막히고 어이없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드라마 같지는 않겠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렇게 남의 남자, 남의 여자랑 연애하며 서로 속이고 얽혀서 살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다 보니 얽혀서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한심하고 답답한 기분은 마찬가지다.

 

나는 뺏길 남편도 없고 뺏고 싶어 눈독 들인 남의 남자도 없으니 지금은 예외에 속한다. 사람 일이 알 수가 없는 일이지만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의 흐름이라 하여도 그중에 나 하나만이라도 거기에 합류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바람난 유부남들은 하나같이 그렇게 말한다. 극 중 최진실의 남편이 사랑하게 된 여자에게 말하듯

 

"오래 함께 살아서 정이란 정은 다 떨어지고 마누라는 더 내게 여자가 아니다. 너 하나만 사랑한다. 부부 관계도 한지가 까마득하다. 우리는 형식상으로만 부부일 뿐이다."

 

오래 같이 살아도 그렇게 되진 말아야 사람 사는 것처럼 살아질 텐데 산다는 게 함께 살아간다는 게 현실이다 보니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처음 사랑하여 결혼했을 때의 마음을 지켜나가기 어려워지는 모양이다.

 

그래도 밖으로 자꾸만 눈 돌려 뭔가 자극이 될만한 일상을 벗어난 뭔가를 찾는 유부남들에게 적어도 나는 그런 상대는 되고 싶지 않다.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남의 가정을 깨고 뺏어오거나 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적어도 나 하나만이라도 그런 인연 엮이지 않게 애쓰며 살고 싶다. 남이 어떻게 살거나 상관없다.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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