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불일암에 먼저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에 송광사에도 들렀다.
몇 그루 곱게 물든 나무 아래에서 단풍놀이를 즐겼다.
딸이랑 친구랑 낙엽 떨어진 걸 긁어모아 눈 뿌리듯 뿌리며 논다.
그리곤 곧 셀카놀이에 심취해서 둘이 계속 저러고 놀았다.
하도 저희들끼리만 저러고 놀길래 나도 무슨 맛에 저러는지 따라서 해본다.
나중에 못해 봐서 후회되는게 많으면 섭섭할까 봐. ㅎㅎ
딸이 친구랑 함께 놀러갔을 때 내가 등장한 사진은 거의 사진 좀 같이 찍어달라고
애걸복걸해서 찍은 것이다. 나는 그냥 뒤에 따라다니며 뭐 사주고 사진 찍어주는 사람일 뿐이다.
그래도 그게 어디야? 나만 빼놓고 친구랑만 놀러 가겠다면 진짜 그때는 혼자 놀아야 할 텐데.
손 씻는 곳이 신기하다며 손을 씻더니 화장실 안도 어떤지 들어가 본다고 쫓아갔다가
구경만 하고 다시 쪼르르 쫓아 나왔다.
20대 중후반쯤 여기서 보살계 수계를 받았다.
천리안 불교동호회와 나우누리 불교동호회 활동하면서 여기저기서 또 수계를 받긴 했지만
정식으로 나름 큰 행사를 치르고 수계 받은 곳은 송광사다.
더 거슬러 올라가서 고등학교 시절 불교학생회에 다니면서
그 절의 본사인 쌍계사에서 수계를 받기도 했다.
어떻든 딱히 어딘가 적을 두고 절에 다니진 않지만 어떻든 나도 불교인이다.
들어가 보진 않고 저렇게 뚫린 틈으로 넘어다보기만 한다.
딸은 나랑 둘이 왔을 땐 어릴 땐 무슨 마음에서인지 꼭 들어가서 삼배를 하더니
이젠 좀 커서 그런지 친구와 함께여서 그런지 그냥 구경만 했다.
갑자기 바람과 함께 낙엽이 하늘에서 우수수 흩날리더니 비도 함께 떨어졌다.
이젠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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