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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프랑스 <2013>

루브르에서 보낸 하루 <1>

by 자 작 나 무 2015.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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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 독일 - 오스트리아 - 스위스를 거쳐 다시 파리로 돌아갔다. 체르마트에서 파리로 가는 길에 이동거리가 멀어서 머스타드로 유명한 디종에서 1박하고 마무리를 파리에서 3박4일의 일정을 보냈다. 처음 파리에 도착했을 땐 여독을 풀어야했고, 시차 적응도 해야해서 간단한 쇼핑 외엔 아무 것도 못하고 스트라스부르로 향해야했다.



여행을 마무리하며 파리에 머물던 첫 날은 루브르 박물관에서 보냈다. 2006년에 처음 프랑스에 갔을 때 하루 종일 루브르 박물관을 돌아다녔었지만,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걸어도 전부를 볼 수는 없었다. 이번에는 그러려니 하고 우리가 볼 수 있는 만큼 보고 쉬엄쉬엄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입장권을 사기 위해 늘어선 줄이 어마어마했다. 두어 시간을 줄 서서 기다려야 겨우 입장권을 살 수 있을 분위기였다. 뮤지엄패스를 사면 줄 서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가 이번에 가기로 한 곳은 박물관 한 곳과 오르쉐 미술관 정도만 둘러보기로 해서 뮤지엄패스는 아무래도 가격이 비싸니 적당한 대안은 아닌 것 같아서 줄을 서 있었다.




한 시간 가량 줄을 서 있어도 끝내 줄어들 것 같지 않던 긴 줄에서 우리는 어느 순간 벗어날 수 있었다. 갑자기 한국인 가이드 한 분이 오셔서 우리에게 한국에서 왔냐고 물었다. 나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무슨 사기를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한 켠에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가이드이기 때문에 가이드 전용 라인으로 금방 들어갈 수 있으니 도와주시겠다고 했다.


파리에 체류하는 현지 한국인 가이드인데 나이가 중년쯤 된 점잖은 분이었다. 그 가이드 분 덕분에 우리는 한 시간 쯤 더 서 있어야 할 것 같던 긴 줄에서 벗어나 박물관으로 입장할 수 있게 되었다. 혹시라도 그 댓가로 팁을 요구하거나 팁을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정말 순수한 호의를 배푸신 그 분께 조금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누군가를 도와줄 사람도 아직 많이 있다고 믿어도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너무 사람을 잘 믿고, 사람 말을 쉽게 믿어서 사기를 당하거나 상처를 받는 일이 잦았던 내게는 그 작은 호의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때 나의 딱딱한 경계심과 필요 이상의 의구심에 대해 반성하는 의미로 기록해둔다. 감사의 의미로 커피 한 잔이라도 사드리고 싶었는데 줄서서 점심 시간을 다 보내서 우리를 입구로 통과시켜 주신 뒤, 우리가 바삐 움직이느라 인사만 간단히 드리고 헤어졌다.


상설 전시가 아닌 기획전시장부터 둘러보기로 했다. 아래에 나열된 사진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나 작품을 찍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움직인 동선 대로 눈에 띄는 대로, 촬영 가능한 곳에서 흔들리지 않는 사진들이다. 단순히 우리가 함께 본 것, 함께 한 순간의 기억을 돕기 위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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