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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5>

서랍 뒤지다가 발견한 사진

by 자 작 나 무 2015. 7. 12.

수첩 하나 찾느라고 책상 서랍을 몇 번 뒤졌는지 모르겠다. 결국 항상 내가 올려두는 곳에 있었는데 다른 물건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런데 오늘 서랍 속에서 발견한 옛날 학생증 사진이 너무나 새삼스러워서 디카로 찍었다.

 

93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 당시엔 대학원 학생증도 저렇게 코팅해서 주는 구식 학생증이었다. 코팅된 학생증이라 사진이 좀 이상하게 나오긴 했지만, 그땐 저 사진이 너무 나이 들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내 나이 스물 넷에 저렇게 풋풋했다니!!!

좀 촌스럽긴 하다. 그 당시에 유행하던 정장은 다 어깨에 과한 심이 들어가 있었다. 항상 유행타지 않는 무난한 스타일을 골라 입었으니 촌스러운게 당연하지. 세월을 덧입은 현재의 모습에 비해 맑고 순수해 보인다. 그땐 잘 몰랐었다. 

 

 

      

      20대 중반                   30대 중반                  40대 중반

 

                               증명사진 변천사

 

 

지금은 저 때보다 나이도 많이 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살이 많이 쪄서 얼굴 골격이 많이 달라졌다. 어떻게 보면 완전히 다른 사람 같다. 최근 사진은 사진관에서 포토샵을 과하게 하여 현실감 떨어진다. 예전 내 모습과는 이미지가 많이 다르다. 나는 그때와는 모습 뿐만아니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딸이 말하기를 엄마는 엄마인데, 다른 사람이네. 그 말이 맞다. 

 

그때 학생증 새로 만든다고 학교 앞 사진관에서 대충 찍은 사진이었다. 그땐 맘에 들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까 나름 내 옛날 모습이란 생각에 나쁘지 않다. 대학, 대학원 합쳐서 6년 반을 그 동네 살면서 억울하게 연애도 한 번 못해보고 졸업했다.

 

석 달 이상 한 사람을 진득하게 만나야 연애를 했다라고 한다는데...... 난 그런 경험이 한 번도 없었다. 몇 명의 스토커를 겪으면서 경계심만 생기고, 주변엔 정말 내 눈에 차는 사람이 없었다. 그땐 눈이 이마 끝에 붙지도 않았었는데 왜 그렇게 인연을 만나지 못했을까. 만약에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난 뭘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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