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마셨더니 속도 떨리고 손도 떨린다. 완전히 머리 끝에 뭔가 올라간 것 같은 상황에서 경상남도 교육청에 민원넣고, 딸이 다니는 학교 교무실에 전화해서 항의하고 오늘 벌써 사고(?) 두 건 쳤다. 작은 도시의 공립고등학교의 사정이란게 참 말이 아니다.
세금은 어디다 어찌 쓰고 여고생들이 쓰는 화장실이 요즘 세상에 쪼그리고 앉는 좌변기에, 급식소가 좁아서 50분이나 줄서야 밥 먹을 수 있고..... 외투는 검정색만 된다해서 새 옷 사줘야 하고..... 아.... 정말 짜증난다. 지금이 80년대인가? 쪼그리고 앉아서 볼 일 보는 화장실이라니.....
경상남도 교육청에 급식소 좀 크게 지어달라고 민원 넣었지만, 개선이 될 즈음에 딸은 졸업하겠지. 매일 학교에서 두 끼나 밥을 먹는데 급식의 질과 양도 만만찮게 불만 투성이인데 그나마 밥도 제 시간에 먹을 수 없는 정도의 열악한 환경이라니, 정말 어디 좋은 학교로 전학시키고 싶을 지경이다.
돈 많은 사람들 왜 좋은 사립학교 보내는지 좀 이해가 된다. 돈없이는 애들 교육도 제대로 시키기 힘든 너무 좋은 나라에 살고 있다. 화난다. 이젠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가 아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틀렸다. 부모 덕 보고 사는 부잣집 애들만 용이 되는 세상이다. 제기랄!
기본적인 교육시설 조차도 이렇게 열악하다니. 50분 줄 서 있다가 밥 먹고 5교시 시작 종이 친단다. 매일 같이 학교 다녀오면 똑같은 말을 하면서 울분을 토로하길래 듣다 듣다 못해서 오늘 교무실에 전화하고, 교육청 홈페이지에다 썼다. 무슨 변화가 금세 있진 않겠지만 일단 할 말은 해야겠어서 하긴 했다.
교무실에선 검정색 외투는 여태 이어온 전통이고 교칙이라 바뀌기 힘들 것이라 했다. 검정색 옷 없는 애들은 입던 외투 버리고 새 검정 옷을 다 사야 하느냐고 물었다. 별로 뾰족한 답은 못하더라. 선생님들이 무슨 답을 하겠냐만..... 검정색 패딩까지 새로 사줘야 하나.....
그럼 뭐하나 학교에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급식비만 내고 있는데. 줄서는 50분이면 쉬기도 하고 부족한 잠도 자고 부족한 공부도 좀 하고,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내가 억울한 기분이 드는데 애는 오죽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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