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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7>

포켓몬고 하러 진주성에 가다.

by 자 작 나 무 2017. 2. 20.

아직 봄방학이 일주일이나 남았다. 겨울방학 내내 딸이 빈둥거리며 노는 꼴 보며 참느라 좀 힘들었다. 그렇다고 공부하라고 박박 거리며 잔소리하기도 힘들고, 저 알아서 한다는 공부 언제 하는지 두고 보느라 목이 빠질 지경이다.

 

지난주에 멀리 원정 가서 모아 온 포켓볼을 다 쓴 다음 포켓몬 고 게임이 업데이트되었다. 볼이 없어서 새 포켓몬을 못 잡게 되었다며 포켓 스탑 있는 곳에 같이 가자길래 며칠 전 우리 집에서 그나마 좀 가까운 포켓 스탑이 있는 곳에 다녀왔다.

 

 

 


포켓 스탑 두 개 왔다 갔다 하는 정도로 모은 걸로는 게임하기 어렵다며 열심히 검색해서 우리 동네에서 그나마 가장 가까운 도시들 중에 포켓 스탑이 많은 곳을 찾아냈다. 그곳은 바로 진주성! 외출을 꺼려하는 게으른 딸이 토요일에 함께 진주에 가자며 나섰다.

 

그래, 봄방학인데 뭐 하루 또 다녀오지 하는 생각으로 진주행 버스를 탔다. 과연 진주성엔 포켓 스탑이 많아서 몇 시간 돌았더니 포켓볼이 무려 200개가 넘게 모였다.

 

 

 

통영 날씨가 따뜻하여 옷을 얇게 입은 딸이 춥다기에 진주성 안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서 따뜻한 차를 한 잔씩 마셨다. 그 카페에 앉아서도 포켓 스탑을 두 개나 이용할 수 있어서 추위도 피하고 포켓볼 충전도 가능했다.

 

 

 

 

따뜻한 것 한 잔 마시고 다시 진주성을 두어 시간 돌다 보니 배고프다.

 

매콤한 찜닭이 먹고 싶다길래 대학 초년생일 때부터 길을 튼 단골 음식점에 찾아갔다. MSG 맛이 확실히 느껴지는 그 맛...... 아주 가끔은 그래도 맛나게 먹을 수 있다.

 

 

 

매콤한 찜닭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진주성으로 돌아갔다.

 

 

 

가고 싶다는 포켓 스탑에 따라다녀주는 대신 일단 나가면 같이 사진을 찍기로 약속했으므로 그날도 약속한 대로 사진을 찍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앞머리를 짧게 자른 딸은 제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 데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얼굴 가린다고 사진 안 찍겠다는 걸 억지로 졸라서 찍었다.

 

나중에 지나고 보니 남는 게 사진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낮이라 눈이 너무 부셔서 선글라스 끼고 배터리가 빨리 닳아서 보조배터리로 충전해가며 휴대폰 손에 들고 포켓볼 충전하러 다니는 모습이 내 또래 여성들에겐 흔한 모습은 아니겠지만, 이렇게라도 해야 딸이랑 함께 외출할 수 있으니 집안에 콕 틀어박혀 있는 것보단 낫다.

 

 

 

언제까지 포켓몬 고 열풍에 딸이 휩쓸려 다닐지 알 수 없지만 한동안은 기회 닿는 대로 진주성에 포켓볼 충전하러 다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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