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을 보면 대체로 기분이 좋아졌는데 오늘은 지난 여행 사진을 보니까 오히려 더 우울해진다. 머릿속이 안개로 꽉 찬 느낌이다. 아무 생각 없이 세상에서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좋은 날이다.
전엔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 것 같은 상황에서 사는 게 서글퍼서 열심히 블로그라도 했다. 어차피 내가 신경 써야 할 사람도 나에 대해 신경 쓸 사람도 없다. 날씨 탓이라고 생각하고 기분대로 말을 쏟아놓는다. 이럴 땐 잠드는 약이라도 먹고 자야할 것 같다.
높은 건물에 살았다면 아무런 판단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꿈인 듯 현실에서 뛰어내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최근까지 이 정도 상상까지 가능한 우울은 겪은 적이 없다. 괴로워도 벗어날 궁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저 모든 것에 애착이 없는 상태다. 애착 없는 무감각, 무신경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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