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일까지 해야 할 일을 겨우 끝냈다.
연휴가 2주 연이어 있지만..... 도대체 뭘 하며 보낼까.
딸은 최근에 군대 간 남자 친구와 헤어진 뒤에 계속 바쁘다는 말만 입에 붙었다. 남자 친구와 헤어졌다고 내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 나는 나대로 저는 저대로 살아야지.
며칠 일에 치었다고 피곤하면 생기는 염증도 생기고 긴장 풀리니까 무기력해진다.
제주도 가려니 비행기표 값도 비싸고 혼자 돌아다니면 괜히 눈물 날 것 같아서 포기했다.
경주에 갈까도 생각해보고......
섬 여행을 할까도 생각해보지만
다 혼자서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냉장고에서 시들어가고 있는 식자재를 다 해치우고 방안에 가만히 누워서 숨만 쉬거나....... 뭘 할까......
벌써 이렇게나 인생이 심심하고 서글퍼지는 게 정상인지, 이 좋은 절기에 신나게 다니던 여행도 예전처럼 딸 데리고 다닐 수 없으니 이젠 엄두가 나질 않는다.
어디든 나가서 힘 닿는 대로 걸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