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해 아웃렛 갔다가 통영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서울에 사는 한 친구의 암 진단 소식을 들었다. 일주일 동안 미친 듯이 부정하느라 진을 빼고 이제야 수긍했다며 수술받고 항암 치료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달리는 버스 안이어서 통화를 하지는 않고 긴 카톡으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어차피 지금 통화하여 내가 무얼 어떻게 할까 싶어서 수술할 때나 한 번 찾아갈까. 그다음에 한 번 찾아갈까 생각 중이다. 주변에 더러 암 진단받고 치료받았거나 받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나는 기분 잘 다스려가며 더 잘살아야겠다. 건강해서 생기는 고민에 오히려 감사하면서.....
만일 내가 그 상황이라면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
*
건강할 때,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뭐든 하고 싶은 거 열심히 해야겠다. 한 번 흔들렸다고, 한 번 힘들었다고 다시 걸음을 내딛지 못한다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그 생각하면서 뒤늦게 저녁을 먹고, 먹은 것을 잊고 또 먹었다. 그 친구에게 통영 구경을 시켜주고 싶은데 멀어서 오라고 청할 수가 없다. 한 번도 통영에 와보지 않았다면서 내가 서울에 갈 때마다 통영에서 친구 왔다며 반겨주던 생각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쓸쓸해진다.
처음부터 내게 변함없이 고맙고 따뜻한 사람이다. 소영 씨..... 잘 될 거야. 잘 될 거야. 괜찮아질 거야.....
내가 그런 상황이 되면 내 곁에 있어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문득 서늘해져서 저녁 내내 헤매고 다녔다. 그리곤 먹은 것도 잊고 음식을 꾸역꾸역 먹었다. 내 생존 본능은 이토록 강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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