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태 딸과 함께 한 번도 같이 간 적 없는 울산광역시,
우리가 함께 국내 크고 작은 도시 여행을 많이 했는데 광역시 중에 유일하게 같이 가보지 않은 곳이 울산이다. 나름 내 머리를 꽉 막히게 한 사연이 있어서 쳐다도 보지 않던 곳. 그 이유도 궁색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어떤 사소한 의식의 걸림돌이 어언 30년 동안 발걸음 한 번 하지 않게 했다. 그만큼 내 머릿속은 참 고집불통인 거다.
올해 초에 가장 먼저 그 경계를 넘는 시도를 했다. 금단이란 건 없다. 내가 왜 그렇게 보이지 않는 금을 진하게 그어놨을까? 1월에 가장 먼저 방문한 도시 울산은 첫인상이 좋았다. 그간 한 번 같이 갈까 생각만 하다가 지난 주말에 딸과 함께 잠시 다녀왔다.
4월 30일 ~5월 1일
첫 방문은 가볍게. 주중에 피곤한 일과 다음에 푹 쉬어주는 주말을 내줬으니 편하게 잘 모시고 다녀야 다음 기회도 생긴다.
삼천포에서 출발해서 진주에서 딸 만나서 울산까지 이동하는 거리는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내 마음이 나서는 길은 몇 시간 이동하는 것쯤이야 아무렇지도 않다.
출발 전부터 도착하면 뭐 먹을지 고민하던 딸에게 제안한 우리의 첫끼는 '스시반점'에서 면과 초밥을 같이 먹는 메뉴였다.
볶음짬뽕과 초밥 세트를 맛있게 먹은 딸의 만족스러운 표정. 소화 좀 될 때까지 그늘에서 쉬기로 했다. 그래서 숙소 근처 젊음의 거리 어딘가에 있는 카페로 이동
딸이 친구들에게 받은 카페 쿠폰으로 잡담하며 시간을 보내고, 내 계획대로 움직이는 시간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관광보다는 함께 보내는 주말. 늘 보던 풍경이 아닌 새로운 곳에서 눈 뜨는 아침. 그 정도면 충분하다.
지인 찬스로 업그레이드한 전망 좋은 객실에 체크인부터 하고
울산 리버사이드호텔
"여기서 며칠 쉬었으면 좋겠어~"
호캉스 좋아하는 딸이 기분 좋아서 쏟아놓은 말
우리의 목적지 '울산대공원'으로 출발~
딸: "내가 어린이면 뛰어들 텐데~~"
공원이 넓고 잘 정비되어 있어서 이 공원 근처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유료 키즈 카페가 아니라 시에서 만든 공원에서 아이들을 마음껏 놀게 할 수 있고,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이런 넓고 다채로운 공원이 어디에나 있으면 좋겠다. 센트럴 파크나 뮌헨에 있는 영국공원 못지 않은 넓은 공원이 마음에 쏙든다.
나비와 열대 식물을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은 마침 공원 개장 '20주년' 기념일이어서 무료로 들어갈 수 있었다.
공원에서 딸내미 세워놓고 모델 사진 찍듯 수십 장 혹은 수백 장 사진을 찍었다. 딸 휴대폰에 에어드랍으로 그 많은 사진을 날려주고 만족해하는 딸이 다리 아프다는 말 하기 전까지 최대한 많이 걸었다.
가보지 못한 다른 장소에도 함께 갈 수 있는 다음이 있었으면 좋겠다. 가보고 싶은 곳이 많은데 쫓기듯 여기저기 다니고 싶지는 않아서 울산대공원 산책만으로 첫 번째 울산여행은 호텔에서 배달음식을 먹으며 마무리.
오후 1시 체크아웃이라는 말을 듣고 그 시각까지 일어나지 않고 넓고 편한 침대여서 잠 잘 온다고 계속 잠만 잔 딸 덕분에 나는 내내 창밖 풍경만 바라보고 있었다.
태화강 건너는 다리 중에 차는 다닐 수 없는 다리가 있어서 천천히 구경하며 건넜다. 꽃그림 그려진 건물이 우리가 묵은 숙소 '울산 리버사이드호텔'
호텔이 깔끔하고 태화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이 훌륭하다.
아침겸 점심으로 한 끼, '울산 언양불고기'집에서 점심 특선을 주문했다.
딸이 몹시 만족스럽게 밥을 먹고 다음에 여기 다시 오자는 말까지 했다. 뿌듯~
다음엔 시티투어 버스 타고 대왕암공원에 가보고 싶다. 딸이 협조해줄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새로 개척한 여행지에 볼거리가 많아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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