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삼천포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출발하는 25번 시내버스를 타고 남해군 지족마을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든 이 동네에 살면서 연결된 지역과 연계된 버스로 곳곳에 발품 팔아서 다닐 수 있는 버스 여행을 기회 닿는 대로 해보고 싶다.
주중에는 돌아오는 버스 시각을 맞출 수 없어서 나설 수 없으니 주말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시외버스 터미널 앞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오후 3시 20분에 출발하는 25번 버스를 타고 삼천포-늑도-창선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여러 개 건너 바닷가를 따라 흘러갔다.
버스 종점은 지족마을, 삼동면 복지관 근처
얼떨결에 남해군 삼동면 투표소에서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했다. 투표용지가 일곱 장이라는 안내를 듣지 않았다면 한 장이 뒤에 붙은 줄 모르고 여섯 장만 찍을 뻔했다.
투표하고 삼천포로 나가는 막차를 타기까지는 약 한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다. 이번엔 가볍게 버스 종점까지 갔다가 근처를 조금 돌아보고 오는 정도로 생각하고 나와서 창선대교 아래 죽방렴 구경만 하고 왔다.
삼천포도 바닷가인데 주중에 한 번도 바다쪽으로 나가보지 못했다. 퇴근하고 걷는 길은 나무가 있는 공원이나 산, 저수지 방향으로 걷다 보니 바다는 오랜만에 본다.
통영에선 집에서 몇 걸음만 나서도 바다가 보이는 데에 살기도 하고 주로 혼자 걷는 산책길이 인가 없이 바다와 산 사이로 난 길을 걸어서 숨 쉬듯 보던 바다인데 어쩐지 일주일에 한 번 보는 이 바다가 어쩐지 낯설게 느껴진다.
딸이 일곱 살 때였던가. 어린이날에 남해에 놀러간다고 딸이랑 과외하던 학생 태우고 남해 독일마을까지 가던 길에 배고파서 이 동네에서 밥을 먹었던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지족마을은 한산하고, 반듯하게 잘 지은 시장엔 사람이 없었다.
삼동면 복지관 앞에서 오후 5시에 삼천포로 가는 버스를 탔더니 들어올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돌아서 나간다. 높은 버스에 앉아서 바깥 경치를 즐기기에도 좋다. 그 길을 천천히 걸으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다음엔 창선교를 넘기 전에 내려서 반대쪽으로 걸어보거나 그 동네 중간쯤에 내려서 걷는 코스도 괜찮을 것 같다.
어제 나오는 길에 탄 버스엔 연육교를 건넌 뒤엔 승객이 나 혼자 뿐이었다.
그 버스는 삼천포 연육교를 건너서 대방이란 동네까지만 운행해서 다리 건너서 내려야 했다.
근처에 마침 대방진굴항이 있으니 거기 들렀다 오기엔 좋다.
대방진 굴항에서 바라본 삼천포대교
주말 관광객 놀이로 지쳐서 아직 눈이 바로 떠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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