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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6월 4일 산책길에.....

by 자 작 나 무 2022. 6. 5.

다음날 강수확률 100%

 

그럼 오늘은 꼭 밖에 잠시라도 나갔다 와야 한다. 이번엔 제대로 꾀를 부렸다. 오후 4시 반에 걸쳐서 시외버스 터미널 앞에서 탈 수 있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다가 종점까지 타고 가서 내렸다. 혼자 걸어올라 가면 한참 걸릴 거리다.

 

와룡마을, 와룡마을 종점까지 시내버스가 어떤 경로로 다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동네 샛길을 타고 나와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청룡사까지 올라갔다 오기로 했다.

 

 

담장을 두르지 않고 갖가지 꽃을 심은 이댁 주변에 예쁘게 핀 꽃을 한참 보고 기운을 충전해본다.

 

접시꽃이 색색이 곱게 피었고, 노란 달맞이꽃은 보기만 해도 고와서 꽃 속에 얼굴을 묻고 싶을 지경이다.

 

겹벚꽃이 곱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초봄엔 이곳까지 올 엄두가 나지 않아서 집 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냈다. 조금 더 일찍 용기를 냈더라면......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낯선 사람에 적응하는 동안 퇴근하고 원룸에 돌아가면 거의 집 밖에 한 발짝도 나서지 못했다. 두어 달 남짓 그렇게 살았다. 

 

가물어서 제대로 수분이 공급되지 않은 산딸기는 그다지 싱싱해보이지 않아서 차마 한 알 따먹을 수도 없었다.

 

와룡저수지 상수원은 이렇게 바싹 말랐다.

 

청룡사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정원집에서 나그네에게도 열어놓은 물을 한 바가지 벌컥벌컥 마셨다. 

 

이 동네 대부분의 논은 모내기가 끝났다.

 

와룡저수지 윗부분에 한때는 물에 잠겨서 크는 맹그로브 숲 같았던 곳에 물이 말라서 갈라진 바닥이 드러났다. 내일 비 와서 저곳에 물이 찰랑거리기를 바라며......

 

 

멍하니 그네 의자에 앉아서 한참 까딱까딱 그네를 타다가 지나오는데 긴 벤치에 그대로 눕고 싶다. 노숙자처럼 보여도 저기 누워서 한숨 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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