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제주도 친구가 카톡으로 고깃집에서 고기 구워 먹는 사진을 보냈다. 평소에 고기를 못 먹고사는 것도 아닐 텐데 왜 그런 사진을 보냈는지 궁금했다.
그냥 맛있는 저녁 먹는다고 자랑이 하고 싶었나 생각하니 뜬금없이 그러는 게 의아하다. 그래서 저녁에 맛있는 거 많이 먹었느냐고 전화해서 안부를 물었다.
나무로 지은 집에 불피워서 고기를 구워주는 집인데 관광객 상대로 하는 다른 음식점과 달라서 뭔지 특별한 느낌이 들어서 내 생각이 나더란다. 다음에 오면 데리고 가서 고기 사주고 싶어서 찍어서 보냈다는 거다.
나는 맛있는 음식을 보면 딸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내 생각을 했다니 참 고맙다.
어제는 전화해서 자동차 보험사 전화번호는 아느냐고 물었다. 사고 나면 찾아서 전화하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급한 일 생기면 자기한테 전화하면 자기가 연락해준다고 급하면 저를 찾으라고 한다.
멀리 섬에 살고 자주 볼 일도 없는데 늘 곁에 있다. 나를 진심으로 아끼고 생각해주는 친구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끔 혼자 울컥한다. 나는 정말 아무것도 주는 게 없는데 제 마음 동하면 간도 쓸개도 빼줄 것 같다. 좋아 좋아 좋아~~
나이 들어서 사회에 나와서 그런 친구 만나기 쉽지 않다. 내가 뭔가 어떻게 해보려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친해지려고 애쓴 것도 아닌데 희한하게 둘이 진짜 친구가 됐다.
어떤 사람은 온라인으로 알게 된 사람을 어떻게 믿느냐, 어떻게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지만 어디서 만나거나 사람 나름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