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진작에 차를 살 것을......
그동안 딸이 시간 내서 나와 같이 여행 가거나 얼굴 한 번 보는 것조차 어려워서 더러 서운했는데 이젠 내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움직일 수 있으니 딸내미 얼굴 보기가 한결 편해졌다.
미리 약속한 대로 금요일 오후에 연가 쓰고 딸내미와 오랜만에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오래전에 즐겨 찾던 구례, 곡성에 못 가본 지 꽤 오래되었다. 곡성에서 레일바이크도 더러 타고, 곡성 천문대에서 토성, 화성 관측도 했던 기억이 내 딸에겐 특별했던 모양이다.
레일바이크 주차장이라고 찾아갔더니 가정역 앞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침곡역에서 출발하는 레일바이크를 탔던 기억 밖에 없어서 머뭇거리다가 늦은 점심 먹을 장소를 찾았다.
증기기관차나 레일바이크를 탈 수 있는 기점인 가정역 부근엔 마땅한 식당이 없어서 아쉬웠다. 조금 떨어진 곳에 밥 먹을만한 식당은 오후 3시가 넘어서 영업이 끝났다.
그래서 우리가 찾아간 이곳은 어린이 체험관 겸 식당인 건물이다. 그 한적한 동네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이어서 그냥 지나쳤다가 다시 돌아가서 들어갔다.
새로운 곳이어서 딸이 재밌어한다.
테이크아웃으로 운영되는 곳이어서 도시락에 음식을 차려준다. 음식 맛은 괜찮다. 관광지 음식점 물가니까 그건 감안하고 손님이 거의 없는 넓은 곳에서 밥 먹는 건 괜찮았다.
평일 오후에 나와서 길도 전혀 막히지 않았고, 식당도 한산해서 좋았다.
침곡역에 가보니 그곳은 폐쇄했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아무리 봐도 레일바이크가 보이지 않아서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가정역에 가보니 레일바이크 표를 판다.
마침 증기기관차 출발할 시각이어서 역에 서 있는 기차도 보게 됐다. 기차는 몇 번 타봤으니 이번엔 레일바이크만 타기로 했다.
평일 오후 마감하기 1 시간 전이어서 그런지 손님이 우리 뿐이다.
신나게 달렸다가 돌아오는 길에 맞은편에서 오는 가족 한 팀을 만났다. 삼대가 함께 탄 레일바이크에서 내리신 아저씨께서 다짜고짜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주시겠단다.
덕분에 우리 모녀 기념사진이 남았다. 딸이 내려서 그 댁 가족 사진을 몇 장 찍어주고 신난 그댁 아이들과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헤어졌다.
그 시각에 맞은편에서 온 한 가족이 갑자기 내려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우연조차 미리 준비된 이벤트처럼 기분 좋았다.
어릴 때 추억의 장소에서 한껏 기분 좋아진 딸이 손가락에 힘 팍팍 주고 또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
구례구역에서 가까운 기차마을에 가는 셔틀인 모양이다.
저 다리 건너편에 있는 곡성 섬진강천문대에 예약하고 별을 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숙박지로 정한 함양에 가기로 했다. 매번 친구네와 어울려서 다니던 곳이었는데 이젠 둘이서 그 추억의 여행지를 틈나는 대로 둘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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