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를 눈뜨고 차마 보기 힘들 만큼 딱딱했다. 방학과 무관하게 격리 기간까지 겹치고 겸사겸사 몇 주만에 내 얼굴을 본 학생이 눈을 반짝이며 내게 반가움을 표시했고, 일부러 인사를 하고 말도 걸었는데 나는 굳어서 내 몸과 마음의 반 정도밖에 나서지 못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복도에서 끌어안고 반가움을 표시할 정도로 나도 반응을 격하게 보이는 성격인데 마스크 너머로 피식 웃으며 어깨만 툭툭 쳐주고 지나쳤다. 그 이후에도 몇 번이나 그런 마주침을 피하려고 못 본 척하고 걷고 고개를 숙이고 고개를 돌리기를 반복했다.
의도한 것도 아니고, 그래야할 이유도 없는데 이상하다. 아직 회복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돌아서니 마음이 쓰이는데 왜 이렇게 이상하게 구는지 모르겠다.
우울하고 화 나고 답답한 것이 완전히 풀리진 않아서 왈칵왈칵 감정이 올라온다.
며칠째 깊은 잠이 들지 않아서 깨어 있어서 계속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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